
인터넷은 언제나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언제나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나는 그것을 약한 연결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든지 혼자고 있을 수 있는 연결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이 인터넷의 연결은 끊을 수 없는 연결이 된 것 같다. 물리적인 것이 아닌 심리적으로 말이다.
인터넷은 내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볼 수 있게 해 준다. 검색 기능의 강화는 이를 가속시켰지만 지금의 AI는 이를 더욱 결정적인 느낌으로 만들고 있다. 검색을 하여도 취향별로 나열하기 때문이다. 이제 인터넷에서도 우연적인 만남을 가질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더욱더 편협해지고 나의 지식과 사상만 강해지고 상대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약한 연결이라고 생각했던 인터넷은 더 강한 연결을 만들어 내는 도구가 되어 버렸다. 이제 지구 어디에 있던지 강하게 연결된다.
강한 연결에는 노이즈가 끼일 틈이 없다. 우연히 다른 결을 가진 사람을 만날 일도 없고 무작위로 송출되던 TV와 다르게 우리는 늘 관심사만 쳐다보고 있다. 노이즈를 배제하는 기술은 점점 발달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것을 효율성이나 합리성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정보의 바닷속 어딘가 우물에 우리를 빠트리고 만다. 불편하거나 관심 없는 정보는 바로 차단하거나 음소거해 버리면 돼 버리기 때문이다.
정보가 넘쳐나도 그것을 찾으려는 욕구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욕망이 생기려면 결국 우연히 만나는 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아무리 글과 말 그리고 영상으로 만나더라도 현장에서 느끼는 것 이상의 감각을 만날 수 없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정보량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
인간은 결국 환경에 종속된다. 유일무이한 인간은 없다. 우리가 생각하고 욕망하는 것은 대체로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자기가 원하는 것과 환경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이 차이가 날 때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군중심리도 그렇게 형성된다. 집단과 같은 것을 욕망할 때 안정감을 느낀다.
인터넷에 정보가 넘친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왜냐면 발신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정보만 송출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 절망이 없는 것도 안 좋은 리뷰가 적은 것도 그런 이유다. 반대로 아무리 많은 정보를 송출해도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정보가 욕망의 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자신의 '차단' 영역을 구속해야 한다. 결국 디지털에서 벗어나 아날로그로 나와야 한다. 현실 속에서는 빨리 감기도 차단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 번역이 더욱더 완벽해지고 있지만 현지 언어로 검색하는 것과 번역을 통해 검색하는 것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이런 미묘함 때문에 검색되지 않는 정보들이 너무 많다. 오늘날 언어의 벽은 수동적인 '읽기' 측면에서는 낮아졌지만 능동적인 '찾기' 영역에서는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통계적인 정보는 나의 삶에 대해 그다지 유용하지 못하다.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사소한 우연으로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현실은 우연의 연속이다. 약한 유대는 우연의 세계이다. 모든 삶은 우연들의 집합으로 이뤄져 있다. 현실 속에 삶이 있다. 가상현실 세계를 벗어난 여행이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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