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이 발간되었을 때, 꽤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유시민 작가가 '알릴레오 북스'에서 책 리뷰를 해주실 때에도 너무 감명받았다는 듯한 뉘앙스가 묻어 있었다. 그리고 많은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도 미묘하게 있었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며 사둔 그 책을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느낌'은 '사실'이 되어야 하니까. 경험해 봐야겠다.
세간에는 이 책을 낙천주의 도서 쪽으로 분류를 하는 듯했다. 스티브 핑거 교수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와 같은 맥락으로 데이터를 너무 긍정적인 쪽으로만 해석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었던 것 같다. 당시엔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그 메시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책이었다.
이 책은 그저 세상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줄 뿐이었고 불을 쓰게 된 인간이 AI를 만들고 있는 지금의 시대가 더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단지 그 속에서 먼저 발전한 나라와 뒤늦게 발전한 나라가 있고 그 사이의 간극이 쉽게 메워지지 않더라도 분명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은 사실일 것이다. 기술은 눈으로 보면 이해하기가 엄청 쉬워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패턴을 만들기를 좋아하고 단순화하는 것을 즐긴다. 어떻게 하면 게을러질 수 있을까 호시탐탐 노리는 생명체 같다. 하지만 세계화 속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는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부모 세대부터 깨어 있으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을 근거로 사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만 주위에서 듣게 되는 정보에 대해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인정하는 배려와 새로운 정보를 적극 받아들이는 호기심을 길러줘야 한다. 그것을 위한 10가지 본능을 기술한 책이기도 하다.
세상은 극적인 것에 주목한다. 왜냐면 우리 인간 또한 야생에서 그렇게 살아남아 왔기 때문이다. 극적인 정보는 곧 생사의 기로에 선 정보일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그렇지 않다. 기술은 인간을 야생에서 멀어지게 했다. 그럼에도 많은 인간들은 극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주목도를 높이고 싶어 한다. 언론인, 정치인 그리고 활동가들이 대부분 그럴 것이다. 그들의 메시지는 극적이지만 사실인지는 비판적으로 사고해 봐야 한다. 이제 뉴스가 세계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치로 세상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수치 없이 세상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멀리서 보면 숫자,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통계자료 역시 세상이 이야기를 모두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어느 수준으로 흘러간다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세상은 어느 하나의 척도로 판단할 정도로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수치가 필요한 것이다.
책을 읽고 내가 어떤 본능에 지배되고 있는지 고민해 보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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