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런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길에 만난 대문자 T형 도서라고나 할까. 네 잎 클로버는 행운,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이라는 말처럼 행복은 그저 우리 주위에 널브러져 있는데 그걸 밝으면 행운만 노리는 게 아닐까. 그런 문장마저도 너무 감성적이라고 느껴지는 책이랄까. 이 책은 참 좋다.
인간이 가진 가장 놀라운 능력은 없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우리의 미래를 상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예측'의 영역은 생각보다 허술하다. 현재와 과거를 끌어다가 만든 미래는 자신의 기억이 반영된다. 행복한 현재를 사는 사람의 미래는 더 행복해질 거라 믿게 되고 우울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에게 미래는 어둡다. 의지의 문제보다 머리가 그렇게 세팅되어 버린 것이다.
인간이 가장 이 능력은 생각보다 생존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쁜 경우를 생각하며 대비하는 능력으로서도 탁월하지만 지겨움을 이겨내는 능력으로서도 중요한 듯하다. 인간은 상상할 때 행복하다. 상상은 대부분 자신의 좋은 점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된 기억으로 만들어진다. 난관은 언제든 넘어설 수 있는 히어로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상상은 현실과 괴리가 꽤나 큰 작업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상상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성취하고 성공하는 장면은 언제나 즐겁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할 수 있을 것처럼 행동한다. 이것 또한 착각이다. 그리고 그것 또한 즐거움이다. 통제력을 잃은 사람들은 우울해지며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일을 잃어버린 노인이 급격히 노쇄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통제력이 강했던 사람의 상실감은 더 크다. 정치인들이나 슈퍼스타들의 우울감 그리고 자살이 그런 맥락을 반영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찾는 행복이란 건 어쩌면 즐거움이라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만든 그저 하나의 어휘일 뿐일지도 모른다. 주관적인 감정이라는 것은 개인마다 다르고 즐거움이라는 건 절대적인 크기가 없기 때문이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고 하는 것도 주관적인 감정은 상대적인 변화량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개인의 행복을 저울질할 수 없다. 누가 더 행복하고 누가 덜 행복한지 같은 잣대로 잴 수 없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를 평가할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혀 정확하지 않다.
인간은 늘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자신은 특별하다거나 독특하다고 말한다. 다른 이들과 같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같은 일을 하고 있더라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계기라든지, 의미라든지 주관적인 해석은 언제나 개입된다. 자신을 아는 것은 자신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신을 특별하게 보려는 본능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간은 생각보다 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왜 그런 느낌 알죠?' 같은 거다. 결국 경험이 본질이 될 수밖에 없고 그것 또한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경험에 대한 감정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서로 다른 느낌을 애써 '행복'이라는 단어에 압축해 놓았을 뿐이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야만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을 편하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기억은 모든 것을 기억하지 않고 핵심 단어로 갈무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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