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올해의 수능이 끝났다. 이제는 수능이 느껴질 만한 위치가 아니다. 나의 수능은 아주 오래전에 끝났고 조카들의 수능도 거의 마감되었다. 내 아이들의 수능은 한참이 남았다. 그래도 가끔 진학상담회에 가면 수능에 대해 알게 된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핵심이 흐트러지는 시대랄까. 공부 자체를 넘어서도 일타 강사가 필요한 시대다. 입시 문해력이 필요한 시대다.
대입 제도와 출판에 대해 얘기하는 기획회의 620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출판과 대입이 무슨 큰 연관성이 있을까? 학습지 출판은 전문 출판사가 있고 최근에는 대형 학원에서도 출판을 하고 있기에 일반 출판 시장과는 다른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만날 수 있는 책이라면 교수법, 육아법 그리고 수능 트렌드 같은 것을 다룰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타 강사들이 유튜브를 넘어 공개 방송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내가 자주 보는 <티처스>에 나오는 정승제, 조정식 강사는 요즘 공부법에 대해 많은 것을 얘기해 주고 있다. 더불어 유튜버인 미미미누를 보면 수능의 최근 트렌드도 알 수 있다. 책 보다 더 쉬운 정보가 유튜브나 방송에 있기에 출판과 대입의 관계는 조금 느슨해 보인다.
결국 남는 거라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문해력>이다. 문해력이 안 돼서 영어 수업이 안되고 수학 수업이 안된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영어 지문 또한 글을 이해하는 것이다. 수학의 질문 또한 질문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책으로 다시 귀결된다.
학생의 수준에 따라 여러 종류의 글을 만날 수 있다. 여러 정보가 펼쳐져 있는 삼국지 같은 경우도 있고 지문 자체가 어려운 책들도 있다. 그것을 넘어 단순히 접할 수 있는 책들도 있다. 그중에서 늘 언급되는 책은 <필수도서>라고 불리는 책들이다. 그런데 과연 이 책들이 정말 필수도서라고 할 수 있을까.
고전에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한다. 군상의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을 꼭 십 대가 읽어야 할까. 되려 요즘 세상을 얘기하고 고발하고 고뇌하는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최근에 출판되는 책들 중에 그런 수준을 가진 책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상업적으로 문제가 되어서일까. 개인적으로는 옛날 옛날 얘기보다는 요즘 얘기가 필수 도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 내 생각과는 상관없이 지문은 선택될 것이니까.
올해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의대증원이다. 대학 입시는 모든 학생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사전에 고지를 해야 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의대 증원 이슈는 사전 고지 의무를 위반했을 뿐 아니라 수능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의과대에서는 수업거부를 했고 학원가에서는 의대 갈 수 있는 해로 정해진 듯했다. 많은 대학생들이 반수 준비를 시작했다. 심지어 직장인마저도 다시 고시학원을 찾았다. 문제는 타 전공들에게 고스란히 지어진 듯했다.
한편에서는 두 가지 수능을 얘기한다. 전공별로 과목을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예체능 과목에서의 영어, 수학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싶은 것도 사실이다. 국문과, 사학과 같은 곳도 마찬가지 않을까. 엄청 복잡해지겠지만 그래서 엄청 많은 말이 나오겠지만 그것도 어쩌면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다들 의치한 가려고 난리겠지만)
출판이 입시에 편성해서 진행될 수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청소년들이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 청소년들의 독서량은 성인들의 독서량을 압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해력을 떠나서 상대를 이해하고 공동체를 이해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쇼츠라는 짧은 영상 뒤에 숨은 긴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 쉽게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하지 못해서 화가 나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하다. 출판은 수능이라는 것이 아닌 정말 참 교육의 자리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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