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무너져 가는 공장을 회생시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인간은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을 때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는 서문이 가슴 뛰게 만든다. 배수진을 치는 사람에게는 생과 죽음의 가운데 서게 된다. 절심함은 어떤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인가.
일본 기업의 파죽공세에서 미국을 구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의 책은 소중했다. 이 책은 발간 후 17년 동안 번역이 금지되어 있었으니까. 친구의 회사를 컨설팅해서 매출을 네 배로 만들어준 그가 컨설팅을 시작하고 이 책은 그에 또 다른 부를 선물했다. 그의 '제약이론'은 세상에 뿌리내리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소설처럼 쓰였다는 것이 좋았다.
마치 <한자와 나오키>를 보는 듯한 긴장감이 있다. 이것은 경영서이지만 한 편의 소설이다. 공장 폐쇄를 막기 위한 어벤저스들이 깨달음을 얻어 가는 과정이다. 그 깨우침은 대학 시절의 은사 요나 교수로부터 시작된다.
지금의 기업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 정량적이라는 말로 '숫자'에 집중한다. 하지만 숫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리기도 하고 또 해석하기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말하는 효율성이라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때론 효율이 없어 보이는 행동이 생산적일 수 있다. 그것은 기업이 효율만 강조하다 보니 재고만 쌓는 격과 같은 것이다.
모든 경영서에는 기업의 목적에 대해 묻는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른 책들이 가치를 얘기할 때 이 책은 당당하게 돈을 남기는 일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 돈의 해석이 조금 다르다. 결국 물건을 팔아 현금을 만들어 내는 능력 현금창출력에 집중한다. 일반적인 회계에서 말하는 부채나 재고도 자산으로 여기지만 그것은 아무런 현금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저 운영비만 증가시킬 뿐이다. 기업이 이런 숫자에 집중하면 돈은 벌지 못하고 자산만 늘어나다 망하게 되는 것이다.
생산성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회사의 목표치에 다가가는 하나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목표에 다다르게 할 수 있는 모든 행위가 생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생산성을 정의하려면 기업의 목표가 명확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런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만의 독특한 회계방식도 그런 의미를 가진다. 돈의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평가를 위해 보이는 지표는 중요하지 않다.
현금 창출률은 판매를 통해 돈을 만들어 내는 비율이다. 이것은 순수하게 판매를 한 금액이다. 생산은 현금을 창출할 수 없다. 재고는 판매하려는 물건을 만드는 데 쓴 돈이다. 운영비는 재고를 현금으로 전환하기 위해 쓴 비용이다. 다르게 얘기하면 현금 창출률은 들어오는 돈이고 재고는 잠겨 있는 돈이며 운영비는 나가는 돈인 것이다.
균형 잡힌 공장을 만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노력은 오히려 파산을 가져올 뿐이다. 공장의 완제품을 만드는 능력은 가장 느린 작업의 생산 능력과 일치한다. 그 작업의 생산 능력이 공장 전체의 생산 능력과 일치하는 것이다. 결국 가장 느린 생산에서 한 시간 낭비하게 되면 공장 전체의 한 시간 낭비와 동일한 결과를 낸다. 가장 느린 작업은 속도를 올려 만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제조 부문에서 개선이란 원가절감과 같다고 해석되곤 하지만 그건 쓸데없는 일일 수 있다. 결국 가장 느린 작업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그 작업은 수시로 변한다. 원가 절감이 아닌 현금 창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의 <제약 이론>은 심플하면서도 확실하다. 지금 겪고 있는 일과 일치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것으로 회사의 사정이 더 나아질 거라는 생각마저 든다. 나 또한 원가절감으로 원가절감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의 생산의 흐름이 막히는 곳을 뚫어주면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의 원가 절감은 일을 만들어내고 흐름을 방해한다.
이 책을 마지막 팀장 세미나에서 언급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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