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잡지 | 여행

기획회의(2024년 8월 614호)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야곰야곰+책벌레 2024. 9. 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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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회의 614호는 서평단 마케팅에 대해 얘기한다. 서평단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호기심이 많이 가는 내용들이 아니었나 싶었다. 아무래도 서평단을 진행하는 입장을 이해하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시장의 규모가 크고 많은 자본들이 움직이는 산업의 경우에는 마케팅에 대한 예산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셀럽 마케팅이나 대규모 행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출판업이라는 것이 그렇게까지 큰 시장도 아니고 매년 지속적으로 축소되다 보니 마케팅 비용은 감당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일인 출판사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마케팅에 돈을 쓸 수 없는 구조를 가진 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도 하다.

  마케팅 전략 중에는 <입소문 전략>이라는 것이 있다. 동네 맛집 소문나듯 그렇게 책도 소문이 나게 된다. 폭발적인 반응으로 연일 베스트셀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알음알음 꾸준히 팔리게 되는 것이다. 책 같은 경우에도 셀럽에게 본의 아니게 '픽'된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쇼펜하우어의 갑작스러운 인기도 그렇다). 빌게이츠 휴가 독서 목록은 꾸준히 공유되고, 문재인 대통령 추천 도서는 금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출판 시장 활성화에 셀럽들이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입소문 전략의 정점에 <서평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잡지나 매스컴에 투고되는 전문가 집단의 서평이 아닌 SNS으로 중심으로 한 일반인 혹은 인플루언스 집단의 서평이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읽는 것을 읽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다. 나랑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좋다고 한 것들은 대체로 자신에게도 좋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평단 운영에는 다른 마케팅보다 적은 비용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서평단에는 큰 책임부여가 어려운 면이 있다. 일명 '먹튀'라는 것은 서평단에도 존재한다. 게다가 내 시간을 내어 글을 쓴다는 점에서 출판사와 동등한 입장일 순 있지만, 소위 '내가 써준다'라는 스텐스를 취하는 서평자들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이다. 적어도 마감을 지키지 못한다면 사정을 전해줘야 한다. 일정 미준수 시 5배 환불 같은 규정이 있다면 서평단을 맡았을까?

  반대로 서평자의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너무 깐깐히 서평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출판사는 일단 피한다. 책에 자신이 없는 곳이다. 좋은 리뷰가 나갈 수 없으니 서로 좋을 것이 없다. 안 좋다고 리뷰하면 화를 내거나 연락 두절이 되는 곳도 있다. 그러면 그 출판사 책을 일절 구매하지 않는다(내돈내산이라도). 반대로 '힘드셨을 텐데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얘기해 주면 그다음 서평은 아무래도 더 신경을 쓰게 된다. 개인적으로 출판사 출판 리스트를 한번 더 쳐다보게 된다. 아쉽게도 이렇게 반응해 준 출판사는 한 곳뿐이다. (가디언 출판사 마케터님은 사랑입니다). 

  개인적으로 작가님들이 직접 권하는 서평단은 진행하지 않는다. 자식과 같은 책에 안 좋은 얘기라도 달리면 정말 힘들어하신다. 그래서 서평은 마케터/편집자 분들과만 진행하는 편이다. 서평단 진행이 유료라는 얘기를 들으니 출판사를 제외한 곳에서 제안하는 서평은 더 이상 진행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웃소싱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인스타그램 초창기부터 멀듯 가까운 듯 지내던 성모님이 투고 글이었다. 알고 있던 얘기보다 훨씬 많은 솔직한 얘기들이 있어서 놀랐다. 책과 서평단에 대한 놀랄 정도로의 활동에 대한 동기가 궁금했는데 이해가 되었다. 더 많은 분들이 서평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 번씩 신청하고 있다(내 책도 한참을 밀려 있기도 하고).

  서평단은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좋은 기회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안한 얘기지만) 돈 주고 읽을 만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살짝 있기에 서평단으로 받아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그리고 누가 봐도 좋은 책을 썼을 것 같은 작가들의 책은 서평단 도서로 나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3년 넘게 서평단 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고 서평단에 크게 흥미를 못 느끼는 것이 이 부분이다.

  잘 팔릴 것 같은 좋은 책은 서평단 도서로 나오지 않는다.

  서로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부분이겠지만 서로를 믿고 믿음에 보답하고(먹튀 하지 말자 제발..) 그런 시너지가 나오면 서로 더 좋은 기회가 많지 않을까 싶었다. 여전히 좋은 책이 나오는지 둘러보는 재미는 마치 보물 찾기와 다르지 않아 즐거운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도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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