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조직 관리 책인 줄 알고 사뒀을 거다. 이 책이 <열정은 쓰레기다>라는 책과 동일한 책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나는 그 책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들은 왜 이름을 바꿔가며 재발행하는지 모르겠다. 이럴 거면 그냥 원서 제목 그대로 가져다 쓰든지... 본의 아니게 재독 하게 되었다.
당시에도 자극적인 책 제목으로 여러 과격한 댓글을 받기도 했었는데 분명한 점은 그동안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의 책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 반이 좋았고 뒤에 반은 그때도 그다지 눈여겨 읽지 않았었다. 초반의 신선함에 비하면 후반부는 조금 뻔한 느낌이니까.
이 책에서 가장 시원하게 말하는 게 바로 '노력', '열정'에 함몰되지 말라는 것이다. 위대한 사람들은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기를 조심스러워하며 그것이 여러 다른 요인 (결국 자기가 잘나서) 같은 걸 말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책이라는 건 자신의 명예를 위한 것이 더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잘 팔리는 책이나 강연이 되려면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걸 얘기하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열정'은 어릴 때부터 무수히 듣던 얘기이면서 그럴듯한 이유가 되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고 소위 재능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무작정 노력하는 것이 헛수고 일 수 있다. 어디에서 무엇에 대해 노력할 것인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이왕이면 재밌으면 더 좋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그만두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노력 자체를 잘하지 못하게 태어난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바이올린 연주와 같은 노력을 하면 안 된다. 보다 즉흥적이며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게 어떨까? 작심삼일 할 수밖에 없다면 삼일마다 작심하라는 얘기가 그저 나온 건 아니니까 말이다. 어떤 분야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만큼 멋진 일도 없지만 모두 그럴 수 없고 그리고 그것이 더 낫다고라고 말할 수도 없다. 어느 특정한 일을 100% 잘하는 것보다 어느 두 가지 일을 80%씩 잘하는 것이 더 잘 팔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독 하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문장은 "당신이 성공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에 따르는 대가를 치르겠다는 것이다"라는 문장이었다. 인기를 얻으려면 어느 정도의 악플을 만나게 되고 명문대를 가려면 죽어라 공부해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작가가 되려면 글을 드러내야 하고 강연자가 되려면 사람 앞에 서야 한다. 하지만 그런 작업들만이 자신을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안내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자신의 미래 모습과 닮은 사람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도록 해보자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마인드를 그대로 연기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들과 가까이 지내라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목적을 세우는 것은 좋지 않다.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목적은 달성하는 순간 사라져 버린다. 목적을 세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성공과 실패의 도마 위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 10kg 감량이 목표라고 한다면 매일 10km씩 뛰는 건 시스템이다. 인생은 장기전이고 인간의 의지력은 그렇게 믿을 만한 것이 못되기 때문에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타적으로 살라고 배우지만 스스로를 위해 이기적이어야 한다. 자신의 에너지를 관리하면 자신이 필요한 것에 투자해야 한다. 에너지 관리를 하려면 타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을 위해 이기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결국에는 이타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격적으로 도덕적으로 이 기적 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열정이 성공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성공이 열정을 가져다준 것이다. 인간은 늘 잘하는 것에 더 열정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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