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시간 리더는 윽박지르면 자신의 말에 권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지시에 따를 것이라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것은 혼자만의 착각이다. 묻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는 문화. 더 나아가 물어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 문화만 정착된다. 어떤 대답을 해도 욕을 먹을 거면 빨리 끝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
레이 달리오는 '원칙'에서 이런 말을 했다. 세상의 모든 일은 혼자 할 수도 없고 혼자 해서도 안된다고. 지식 사회에서 리더가 모든 지식을 알 수 없다. 그리고 전문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나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철강왕 엔드루 카네기는 자신의 묘비명에 '자기보다 우수한 사람을 자기 곁에 모을 줄 알았던 사람 여기 잠들다'라고 적었다. 그렇다. 리더의 자신감은 자기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다룰 줄 아는 사람, 그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매니징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자존감 없이는 리더가 될 수 없다.
구성원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조직에 만연한 '근거 없는 두려움'이다(근거가 없지도 않다). 이런 두려움은 구성원들이 역량을 펼칠 수 없도록 하고 생산적인 소통을 가로막는다. 업무현장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우려 사항, 질문 등을 자유롭게 꺼내지 못하는 것은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 탓으로, 이는 경영진의 생각보다 그 정도가 심각하다. 두려움은 눈에 보이질 않으며 침묵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 문제가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채 말이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은 구성원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 또한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심리적 안정감은 친절이나 상냥함과는 다르다. 편안함이나 안락함을 뜻하지도 않는다. 갈등을 드러내 놓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것이다.
안전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매우 강하다. 따라서 구성원은 자발적으로 위험을 떠안으려 하지 않는다. 누구도 의심하거나 비판하지 않는 일에는 나서지도 지적하지도 않는다. 침묵을 지키면 최소한 안전하다고 확신하다. 직원들이 입을 다물면 그때그때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손쓸 수 없을 만큼 커져 버린다. 심리적 안정감은 '있으면 좋은 것'의 범위를 벗어났다.
부하 직원이 문제제기를 할 때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문제 제기가 통할 거라는 확신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리더의 겸손이 필요하다. 겸손은 단순히 자기 능력을 뽐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며, 자신의 실수와 약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태도다.
침묵과 자기 보호의 결과는 공허한 승리뿐이지만, 문제제기와 자기표현의 결과는 성취감과 소속감으로 이뤄질 수 있다. 마치 '패배를 피하는 경기'를 하느냐 '승리를 거두기 위한 경기'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리더십은 엔드류 카네기처럼 목표를 위해 구성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레이 달리오는 '논쟁에서 이기려고 하지 마라. 내가 틀린 상황은 매우 가치 있는 경험이다. 한 가지라도 배우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근무 환경일수록 직원의 업무 몰입도가 높아진다. 솔직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며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 강하게 실행할 수 있는 외유내강의 리더를 목표로 해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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