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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도 스펙이다(이영애) - 지식채널

야곰야곰+책벌레 2021. 5. 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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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아이가 유치원에서 졸업한지도 벌써 4년이 흘렀다.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은 부모에게도 책도 많이 권하고 짬짬이 부모교육이라는 것도 마련했었다. 부모에게 글을 적어달라고 하기도 해서 나중에 책자로 만들기도 했었다. 우리 집에도 책 한 권이 왔고, 감상평 정도를 적어 주려고 적다 보니 조금 감정이 실렸는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에는 자극적인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당시에만해도 유행하던 '리더십, 혁신'에 동조되어 있는 책 같았다. 나는 모두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리드십을 강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소심해도 잘해나갈 수 있다. 

우리 아이는 '리더, 팔로우'를 떠나서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며 남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행복하면 좋겠다. 올바른 사회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인간은 '사피엔스' 이지 않는가. 일등을 좋아하는 사회이다 보니 리더가 꼭 1등의 위치에 있는 사람인 것 같고 그래서 모두 리더를 좋아한다. 하지만 '킹 메이커'도 있지 않은가.. 자신의 적성과 맞는 위치에서 행복하게 살면 최고 좋은 것이 아닐까.

  인간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사람은 섞여 사는 것을 전제한다. 사교성이 좋아서 어울리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그 자리에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를 알는 것이다. 그런 기본적인 생각만으로 보더라도 이 책은 꽤 괜찮은 책이다. 표현이 좀 오버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말이다.

  더불어 산다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와 '경청'이다. 이 책도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하지만 결국 싸가지라는 것도 그런 자세가 있느냐의 얘기이다.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자세하게 풀어 적어 놓은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와 같은 단어들이다.

'인사' , '경청' , '언어순화' , '상대의 인정' , '진정성' , '정직'
'양보' , '약속' , '교감', '소통' , '공동체 의식' , '질서' , '예절'
등등

 

다르게 얘기하자면, 

"나만 쳐다보고 있지 말아라.."

좋은 얘기다.

  이상적인 교육관에서 우리는 항상 '환경'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세상이 오면 그런 환경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가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싸가지'를 제대로 평가해주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평가를 할 수 없는 것일지도.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스펙이 가득한 이력서와 미사여구로 채여진 자소서에서 우리는 과연 '싸가지' 있는 친구들을 발견할 수 있을까? '싸가지'라는 것을 알아보고 위해서는 짧은 순간이라도 함께 해봐야 한다. '인턴십'을 그렇게 해석할 수 있도 있을 것 같다. '스펙'에 가려진 '싸가지'를 내 보일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스펙'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는 얘기할 수 없다. 지금은 그래야만 하는 시대니까.

  최근들어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것들을 한다. 하지만 이것들도 '실력'을 보겠다는 것이지 '인성'을 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우스개 소리로 회사에서 착한 사람은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싸가지'는 늘 최우선으로 필요한 능력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해서 '싸가지'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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