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가?라는 질문이 성립할까라는 생각을 가끔 해 본다. 너무 많은 걸 담고 있는 단어가 아닌가. 행복과 불행은 양가적인 감정이라 서로의 선을 넘지 못한다. 하지만 둘의 경계는 절대적이지 않고 왔다 갔다 한다. 행복의 폭이 넓은 사람이 있고 불행의 폭이 넓은 사람이 있다. 행복이 대단한 거라 생각하면 불행은 사소한 부분부터 다가오고 행복이 별거냐라고 대하면 불해이 비집고 들어올 틈은 없다.
행복을 정의해야 하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행복마저 공부해야 하는 세상인 듯하다. 사람들의 고민이 너무 많아져서 그렇다. 이 책은 좋은 생각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행복하냐, 불행하냐라는 문제의 답은 어렵다. 그냥 조금 힘들고 지치고 조금 더 나아가면 도망가고 싶고 그런 감정 상태다. 그것을 불행으로 등가교환하는 건 조금 비약이지 않을까. 불행이라는 단어가 너무 품고 있는 게 많아서 삶에 먹구름이 드는 기분이 되어 버릴 거 같다.
스스로에게 행복한지 묻지 않는 한 나는 완벽하게 행복하다
나는 칼 라거펠트의 이 말을 읽은 이후로 행복에 그다지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사는 거지.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마음만 가지고 살면 되는 것 아닌가. 짜증, 화남, 힘듬으로 바로 불행으로 결론 내어 버리면 내가 너무 작아진다는 느낌도 있다. 인생 자체가 번뇌의 연속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할까. 싫은 건 싫은 거지만 그렇다고 불행한 건 아니니까.
책 도입부에도 비슷한 얘기가 있다. 직접적인 행복 아닌 간접적인 행복을 추구하자라고. 어떻게든 행복해지고 말 거야라고 다짐하면 행복해지기 쉽지 않다. 그리고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모두 자신의 탓이 된다. 그냥 오늘을 살아내는데 함께 했던 것들에게 좋은 의미를 부여하는 게 어떨까. 맑으면 맑아 기분이 좋고 비가 오면 빗소리가 좋고. 나는 책을 읽어 좋고. ㅎㅎ
감정이 꿈틀댄다는 건 살아 있는 증거고 그건 내가 정상이라는 걸 증명한다. 혹은 살아 있음을 얘기한다. 불안은 생존에 꽤나 중요한 본능이고 스트레스는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성장시킬 뿐이다.
니체의 강렬한 말은 그래서 좋은 듯하다. 인생은 짧게 보면 비극이지만 길게 보면 희극이다. 하지만 죽을 때 행복해야 진정한 희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긴 세월을 살아내면 다 추억이 된다. 갈등은 작품을 풍요롭게 하는 이야기가 되어 줄지도 모르겠다.
지금 너무 힘들면 내려놓고 쉬는 것도 기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인생은 짧은 듯 길기에 뛰는 날이 있으면 쉬는 날도 있고 하는 게 아닐까. 감정은 솔직히 받아들이고 방출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쉽게 불행이라는 단어에 가두지는 말자.
분홍코끼리는 잊으려고 할수록 생각나고 잠은 자겠다고 다짐할수록 오질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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