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자기 계발

일류의 조건 (사이토 다카시) - 필름

야곰야곰+책벌레 2024. 5. 6. 08:38
반응형

 "지혜라는 건 교육의 산물이 아니라 필사적으로 배우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교육이라는 건 일방통행이 될 수 없지만 굳이 어느 쪽에 비중이 더 높다라고 묻는다면 나는 배우는 사람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회사에서도 배우려고 덤비는 쪽이 훨씬 빠르게 성장한다. 

  밥을 떠먹여 줘도 받아먹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옛 말이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다. 최근 십수 년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의 특징도 마찬가지다. 좋은 책을 사서 안겨줘 보기도 하고 옆에 앉혀 놓고 'ㄱ'부터 'ㅎ'까지 가르쳐 보기도 했다.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결과는 하나였다. 

잘할 놈은 어떻게 해도 잘하고 안 되는 놈은 어떻게 해도 안된다.

  뭘 해도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천잰가 봐'라는 간단한 문장으로 그 사람들의 노력을 폄훼한다. 그들이 뭐든 짧은 시간에 잘 해내게 되는 것에는 자신만의 공식이 체화되었기 때문이다. 능력이라는 건 단순히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은 그것을 지향해야 한다.

  다들 일류가 되고 싶어 하지만 노력을 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모두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면서도 조금 더 쉽게 우위에 설 수 있을 거라고 안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전체적인 능력 저하를 목표로 삼으면 다른 사회와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어느 한 분야가 아닌 모든 분야에서의 보편타당한 공식을 찾고 싶었다. 공식이라고 해서 왕도를 찾아주는 건 아니다. 적어도 헤매지 않고 전력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라고 말하는 쪽이 맞을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주입식 교육으로서는 향상을 가져올 수 없다. 왜냐면 배우는 쪽이 수동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어깨너머 배우고 말겠다는 의지를 지금의 교육에선 찾아볼 수 없다. ( 그 이유는 다른 책 리뷰로 살펴보자).

  저자는 예전부터 여러 '힘'에 대해 집필해 왔다. 이 책은 그런 힘들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는 '훔치는 힘'이다. 인간의 모든 지혜는 훔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은 인간일 수도 있고 자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훔치는 것은 단순히 따라 한다는 건 아니다. 그 속에는 '동경'이 있어야 한다. 배우고자 하는 강한 '의지'의 바탕에는 동경이 있다. 그리고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메타인지'도 있어야 한다. 훔쳐야 하는 상대와 나의 다른 점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훔칠 것인가의 고민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 왜 배워야 하는지도 모르는 교육은 효과가 있다. 

  두 번째가 '요약하는 힘'이다. 요약하는 힘은 핵심을 간파하는 능력이다. 책을 읽고 핵심을 얘기한다는 단순한 얘기는 아니다. 모든 일에는 핵심이 존재한다. 군더더기 많은 작업에서 놓치지 말아야 무언가를 잡아 내는 능력은 적은 에너지로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말하는 사람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얘기할 때에도 명료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인생 자체가 심플해지고 목표는 명확해진다. 요즘 같은 사회에 더욱 빛이 나는 능력이다.

  세 번째는 당연하게도(?) '추진하는 힘'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지속 가능하게 하는 힘'이랄까. 너무 당연하지만 빠질 수 없는 얘기다. 힘은 원천이 있어야 한다. 강한 동기부여는 역시 '동경'에서 나온다. 동경이라는 건 단순히 사람에게만 하는 건 아니다. 배우고자 하는 기술에 대해서도 동경할 수 있다.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세 번째로 얘기하는 것은 앞에 두 능력을 갖추면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목표가 명확하지고 관찰을 시작하면 해보고 싶어 안달이 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꽤나 오래 전의 책이다. 지금 쏟아지는 자기 계발서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 있는 이야기 일수도 있다. 하지만 책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활자 때문만은 아닐 거다. 평소에도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지 않고 거침없이 쏟아내는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다른 책들을 읽은 사람이라면 더 크게 울릴 수 있다. 활자의 진정성은 어쩌면 독자가 내리는 건지도.

  책은 깔끔하다. 빙빙 돌려 얘기하지 않아서 좋다. 배우는 사람 못지않게 가르치는 사람의 중요성도 함께 얘기한다. 

  에너지라의 완전 소모는 굉장히 중요하다. 전력 질주 후의 쾌감을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에너지를 제대로 쏟아내려면 대상과 방법이 명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자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 낭비하거나 때론 타락하기도 한다. 

  일류는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지만 쉬운 것도 아니다. 동경할 대상을 탐색하고 그것을 관찰하고 끊임없이 달려드고 주저앉고 또 달려들기를 반복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그 모두가 세속적인 성공을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일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