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변하고 인간은 진화했다고 많은 사람들은 믿고 있다. 다툼은 줄어들고 보다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인간의 자유와 평등은 물론이거니와 자연의 권리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름다운 이상을 꿈꾸지만 인간에게는 여전히 본능이 남아 있고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삶을 조금 더 치열하게 살아가기 위한 승리를 위한 사람들의 매일의 다짐을 모아둔 이 책은 까치글방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작년쯤인가 마키아벨리를 찬양하는 듯한 책을 읽었다. 바로 쓰레기장으로 보내야 할 것 같은 책이었다. 그 이유는 마키아벨리의 전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지 않은 채 그 시대를 그대로 투영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위험하다고까지 생각했다. 지원을 받은 책이었지만 힐난하게 비판했다 (거의 비난 수준으로). 그럼에도 씁쓸함이 남아 있는 것은 그 원칙이 어느 정도 통용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파시즘 또한 버젓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사회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나 세련되었다. 읽으면 일단 아프다. 세상은 여전히 야생이며 인간은 본능에 충실하다. 아니 본능만으로 돌아가던 생태계보다 더 치밀해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생존을 위한 법칙은 날로 디테일해진다.
로버트 그린. 그는 <인간 본성의 법칙>을 쓴 작가다. 꽤나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제목이지만 그렇지 못할 듯하다(사둔지는 꽤 되었지만 읽지 않았다). 이 책을 읽자니 그 책 또한 지독하게 현실적일 거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마치 마키아벨리 같다. 그리고 추천사에도 같은 얘기가 적혀 있다.
이 책은 그의 여러 법칙에 관한 책들과 칼럼에 기고한 글들을 모아둔 책이다. 모호하지 않고 은유적이지 않다. 되려 전술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다 책의 말을 빌리자면 전략적인 책이다.
글은 하나같이 냉정하다. 살벌한 세상에서 이기기 위한 작전이다. 감정적인 기대는 하면 안 된다. 내가 나아지기 위한 혹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냉철한 자기 수련의 글이다. 읽고 있으면 불편한 마음이 든다. 그런 세상이 아니었으면 하는 나의 마음에 직구를 던지기 때문이다.
지금의 세상은 평범하게 (그게 가장 어렵지만) 무난하게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도 괜찮은 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약육강식의 논리가 존재하며 권력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심리적 메커니즘 또한 사라지지 않았다.
만약 승리가 필요한 전장에 나가게 된다면 홀로 싸워야 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결국 본능적이고 냉철한 이성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한 책이다. 어설프게 잘 살기 위한 그 이상을 위한 책이다. 그것이 다정하지 못하더라도 세상은 여전히 그렇게 돌아가는 측면이 많으니까.
이 책을 관통하는 어쩌면 모두가 알아뒀으면 좋겠는 문장이 있다. "지혜는 교육의 산물이 아니라 지혜를 얻으려 했던 노력의 결과다"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할 때 쉽고 힘듦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지식이나 지혜일 수도 있고 행복이나 즐거움일 수 있다. 내가 얻고자 했던 것과 실제 얻는 것이 같은지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 이 책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아니 모든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의 마음 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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