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학문이라는 것은 대부분 부유한 사람들의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천재는 과학, 수학, 철학, 의학을 동시에 하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수학이라는 것도 철학적 문답 위에 쌓이곤 했다. 하지만 수학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쳐 왔다. 초기 수학은 철학에게 맹렬한 비판을 받곤 했지만 이제 수학은 더 이상 철학에 비판받는 학문이 아니다(학문하면 국영수 지). 수학의 서사를 읽노라면 그 드라마틱 함이 좋을 수도 있다.
인류가 쌓아온 지성의 결정체. 많은 학문의 바탕을 지지하고 있는 수학에 대한 이야기는 윌북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수학은 이론적인 학문이면서 동시에 실질적인 학문이기도 하다. 기하와 확률은 당장 공간에 대해 얘기를 해준다. 게임이론은 공정과 심리에 대해 설명이 가능하다. 집합이나 형식학은 철학과 닿아 있는 부분도 있다. 사회학에서 수학은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 되었고 경제학은 수학이 없으면 안 된다.
수라는 것은 그 개념이 없을 때조차도 인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인류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조약돌과 조개껍데기를 세었다. 가장 먼저 생겨난 문자 역시 회계를 위한 수 개념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언어는 아라비아 숫자이며 수학은 세계 보편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다(문맹이 많지만).
존재라는 것은 여전히 철학적인 문답이지만 수학에서 존재함은 '모순 없음'과 같다. 수학은 그 모순 없음을 증명하며 발전해 왔다. 삼단논법은 논리학으로 발전했고 컴퓨터 언어에 영향을 미쳤다. 수학에서 증명이 되지 않는 모든 것을 믿지 않는다.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내는 데는 철학적 상상이 필요했을지 모르겠다. 유리수, 무리수, 무한대, 무한소 더 나아가 허수, 초현실수 같은 것을 만들어냈다. 수학은 세상을 점점 확장시켰다.
수학철학에는 철학적 질문이 넘쳐난다. 수학이 철학적 해석이 가능하다니 얼마나 재밌을까? 게다가 기발한 수학 증명에 대한 설명도 가득하다. 어떤 해석이 있었는지 알 것 같은 것들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다 보니 독서가 중간중간 멈추게 된다. 서평에는 '수포자'에게 권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어야 한다. 쉽지 않다. 그럼에도 수포자가 읽는다면 수학적 설명을 모두 건너뛰며 철학적 부분과 서사만을 읽으면 수학에 호기심 정도는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더없이 이성적일 것 같은 수학에서 철학적 사유가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즐겁다. 당신이 수학에 호기심이 있다면 한 번 펴보시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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