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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획회의(2024년 5월 607호)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야곰야곰+책벌레 2024. 5. 1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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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묘>의 흥행은 단순히 '호러'나 '미스터리'로 무장하지 않았다. 한국적인 풍수지리나 굿 등을 소재로 담아 오컬트이면서도 아닌 부분도 분명 있다. 개인적으로는 심령주의 같지만 다들 오컬트 영화라고 하니 그렇다고 하자(그런 편이 상업적으로도 긍정적일 거니까). 그래도 생각해 둬야 하는 것은 사후 존속이나 초자연적인 일들을 다루는 것이 <심령주의>며 물질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을 탐구하는 것이 오컬트라 할 수 있다. 둘의 경계는 자주 오해를 받고 있지만 나도 정확하게 어디 부근에서 나눠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간단히 말하자면 무당, 영매, 광신자, 신과의 교통은 <심령주의>며, 중국의 역학, 도교, 인도의 요가, 프리메이슨, 장미십자회 등이 오컬트 쪽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구분이 안 간다).

  출판계에서 소외되던 오컬트가 웹소설 등의 문화 변화와 함께 어떤 위치에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얘기하는 이번 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많은 콘텐츠에서 오컬트는 심령주의와 마찬가지로 약간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소화되고 있다. 악의 축에 가깝다고나 할까.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인 학문으로 취급당한다. 그래서 주류 콘텐츠가 될 수 없었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웹소설의 약진과 더불어 호러, 미스터리 물에서의 오컬트의 접합은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 

  그럼에도 오컬트는 여전히 비주류에 가깝다. 인류의 문화가 오컬트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인간의 지식으로 설명되지 않는 많은 것들이 비이성적 취급을 받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며 사회적으로 많은 비호감적인 사건에 휘말려서 그럴 수 있다. 오컬트 속에는 수많은 '현자'와 함께 '사이비'가 존재한다. 학문과 종교, 예술을 만들었지만 동시에 광신이나 미신을 넘어 사기의 재료가 되어 왔다. 

  많은 오컬트는 학문적인 느낌보다는 흥미로운 소재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호기심을 일으키거나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만화나 영화에서는 자주 사용되었지만 책은 미묘하게 다르다. 오컬트 관련 서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은 바로 사료를 모은 책이다. 이는 영화 제작자나 작가들이 자신의 창작을 위해서 구매한다. 문학이라기보다는 역사서에 가깝다. 반대로 오컬트 창작물은 잘 팔리지 않는다. 그야말로 위험한 책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컬트를 다루는 것은 어렵다.

   이번 호에서는 <세대론>에 대한 비판이 인상적이었다. 나 또한 세대론은 그저 상업적 명명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혈액형이나 MBTI와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최근의 MZ의 특징이나 예전 신세대라고 불린 사람들의 특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저 젊음의 특징 아닐까. 그마저도 개인적 성향은 다를 수 있다. 쌍둥이도 환경이 다르면 완전 다른 사람이 되는데 세대라는 이름으로 모두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니 말도 안 된다.

  그저 상업적으로 접근이 쉽도록 개인을 세대의 특징에 가두려는 듯하다. 그게 아니라면 민주화 항쟁을 하던 우리의 아버지 세대들은 모두 진취적이고 역동적이어야 할 텐데 누구보다 보수화 되어 있다. 우리도 반항의 아이콘이었는데 세월의 풍파로 꼰대가 되어 있으니까. 말이 안 된다. 세대론을 만든 것도 애당초 정치권이나 지식인들이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 재단된 느낌이 더 강하다. 세대 분열, 세대 포위 이런 말은 전부 정치적인 용어이기도 하다.

  이번 달에도 좋은 책을 많이 소개받고 또 담았다. 읽으며 읽을수록 마케팅을 위한 출판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좋은 책이 너무 많다는 게 참 기쁘면서도 슬픈 일이다. 더 열심히 벌자는 생각으로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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