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잡지를 종류 별로 한번 겪어보자는 생각으로 구매하고 있었는데, 이 잡지는 디자인 전문지다. 연초에 사두고 이제야 읽어보게 된다. 새해에 발간된 잡지인 만큼 주목해야 하는 디자이너, 기업, 행사 등이 주로 소개되고 있다.
바로 만나볼 수 있는 인물은 강이연 디자이너. 우선 소개부터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온다. 엘리트 코스에 교수 경력까지. 사진마저 카리스마가 느껴졌지만 이 사람이 진짜다라고 생각한 부분은 바로 박사 과정 중에 진행했던 빅토리아 & 앨버트 뮤지엄 레지던트 공모전이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의문은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NFT 역시 디지털 오리지널리티의 증명 같은 것이었다. 강이연은 디지털에는 오리지널리티가 없다는 의견에 대해, 모조품 위에 영상을 입혀 재생산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접근해 보였다. 이 모든 정보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디지털의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고민에서 뭔가 대단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지용킴은 디자이너에게는 약점이 될 수 있는 의도하지 않음의 공존을 내세우는 사람이다. 단순한 업사이클링을 넘어 자연에 재료를 맡겨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의상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철학이다. 자연과의 협력은 많은 시간이 들지만 그가 지키고 싶은 감각인 듯했다.
AI를 직격으로 맞는 직종이 있다면 그중에 하나가 바로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DALL-E가 만드는 이미지는 디자인의 영역이 프로만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AI가 나왔다고 학습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 AI는 더 높은 수준의 인간 능력을 요구하게 만들고 있다. 산업 혁명 이후 사라져 간 직업을 보면 그렇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AI 덕분에 엄청난 수의 브랜드가 쏟아진다. 하지만 그에 맞춰 소비자의 기준은 더욱 엄격해진다. 진정성과 당위성을 갖춘 브랜드 만이 살아남게 된다. 쉽게 브랜딩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더 치열한 브랜딩이 있을 뿐이다.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라는 책은 베스트셀러여서 괜히 읽고 싶지 않은 책이었다. 나는 그런 면에 삐뚤어진 면이 있다. 하지만 송길영 작가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I는 인류에게 축복일 수 있지만 개인에게는 힘든 시대라는 것이다. 도제 교육이라는 것은 장인에서 장인을 키워내는 시스템이었지만 장인은 이제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제자를 들일 필요가 없게 되었다. 도제 교육이 없는 시대의 개인이 성장해야 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
나와 관련이 없는 직종에 대해서 가끔 들여다보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세상 보는 눈도 넓어진다. 전시회에 좇아 다닐 체력도 자금도 시간도 없는 나에게는 정말 딱 좋은 솔루션이다. 이렇게 또 하나 알아간다. 다음엔 어느 직종의 잡지를 살펴볼까 벌써부터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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