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단 읽는 책은 아니다. 그래서 리뷰를 남기기 쉽지 않다. 프루스트의 100가지 질문이지만 어떻게 보면 답이 있는 질문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이다. 평범한 질문도 있지만 꽤나 철학적 질문도 있다. 문답집이 정말 새로운 형태는 아니라서 어색하거나 하진 않는다.
이 책은 앤의서재에서 제공을 받았다. 그렇다고 마냥 좋게 리뷰하는 건 아닌 듯하다. 책의 대한 생각은 명확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작다. 어떻게 보면 예쁜 다이어리 정도로 사용할 수 있을만하다. 좋은 질문에 기발한 코멘트가 담겨 있는 곳에 제법 된다. 프루스트 질문에 다른 저자의 답을 찾아 달아 둔다는 건 꽤나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기에 이해가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거,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덕목은?
없다. 모든 덕목은 권태롭다(카미유 클로델)
당신 인생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건은?
생존한다는 것 (해리슨 포드)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오늘 (베르나르 피보)
당신이 생각하는 지상의 행복은?
스스로에게 행복한지 묻지 않은 한 나는 완벽하게 행복하다 (칼 라거펠트)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이미 되었다 (알랭 들롱)
당신이 소유하는 가장 소중한 것은?
기억 (말랄라 유사프자이)
그리고 많은 부분은 내가 채워야 한다. 비워 있는 칸에 나의 이야기를 적어야 한다. 문제는 가격인 듯하다. 이런 종류의 책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집어들 수 없을 만큼 부담스러울 수 있다. 프루스트의 이름 때문인지 꽤 괜찮은 코멘트를 찾았을 역자의 노력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약간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듯하다.
책의 가치는 질문을 진지하게 마주할 독자로 인해 결정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에 닿을지는 사실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과의 문답을 좋아한다면 권해볼 만 하지만 읽음으로써 뭔가를 얻기는 어려운 책이었다.
'독서 (서평+독후감) > 시집 | 산문집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오늘도 밖에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만 (나오냥) - 서사원 (0) | 2024.05.29 |
---|---|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 문학과지성사 (0) | 2024.05.19 |
(서평)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전국유로실버타운협회) - 포레스트북스 (1) | 2024.01.15 |
(서평)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브로니 웨어) - 트로이 목마 (0) | 2023.12.17 |
(서평)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 소담 (1) | 2023.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