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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상자 속 우주 (앤드루 폰첸) - RHK

야곰야곰+책벌레 2024. 4. 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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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자와 우주. 언뜻 떠오르는 게 바로 양자 우주라고 할까. 다중 우주라고 할까. 그런 종류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은 펼치면 바로 일기 예보 이야기가 나온다. 우주와 날씨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인간에게 날씨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고 그건 지금 우주를 대하는 인간의 모습과 흡사하지 않았을까?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만들 수도 있다는 '카오스 이론'은 하나의 파라미터가 얼마나 큰 변화를 주는지 얘기하고 있다. 그럼 이 책은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날씨와 우주. 그것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알에이치코리아의 지원으로 읽어보았다.

  인간의 지식은 대부분 관측 후 이론을 꾸리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것은 많은 부분 무지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의 인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며 우리가 모르는 어떤 존재하지만 알지 못하는 물질에 대한 영향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학문은 늘 '근삿값'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알지만 측정할 수 없는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일기 예보는 근사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지구 전체 대기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국소적인 데이터를 이용한다. 이를 서브 그리드라고 한다. 우주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기의 상태도 파악하지 못하는 인간이 우주 전체를 파악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우주 또한 잘게 쪼개서 그 현상을 예측하고 관측한다. 

  아인슈타인에 이르러서야 이론은 현상을 예측했다. 아인슈타인에 말한 대부분의 현상들은 실제로 관측되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은 늘 관측되어야 인정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과학은 관측할 수 없는 것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설명은 가능한데 볼 수가 없는 것들이 많아졌다. 양자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컴퓨터의 발달로 연산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손으로 계산하던 시절에 비해 더 많은 요소를 적용하여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는 근삿값을 이용한다. 하지만 컴퓨팅 기술이 발달하면 그 오차도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저자는 시뮬레이션 전문가다. 이런 여러 이야기를 한 이유가 바로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시뮬레이션은 우리가 아는 세상을 예측하는데 중요하다. 이론과 실험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험이 어려운 경우에는 더더욱 시뮬레이션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앞으로 우리가 밝히려고 하는 건 어쩌면 실험의 영역에서는 어려울지 모른다. 너무 미시적인 세계이거나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뿐이다. 측정하고 증명하는 것이 과학의 역할이지만 그 자체가 어려운 일인 것이다. 매초 수 조개의 미자가 우리를 통과하고 있지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해서 아무 역할을 하지 않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이론의 파트너는 시뮬레이션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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