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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버지니아 울프) - 센텐스

야곰야곰+책벌레 2024. 1. 16.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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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 울프라는 작가는 워낙 유명한 탓에 (자기만의 방으로 유명한)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글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사실 이 책을 먼저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이 책은 이미 작가에 대해 깊은 감동을 받은 이후의 독자를 위한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서정적인 것은 느낄 수 있었으나 저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책 속의 짧은 문장으로는 알 수가 없었다. 역사의 설명이 있지만 과연 그것만을 얘기하는 것일까?라는 물음표가 떠나지 않는 것도 아쉬움이었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찐 팬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을 한 권에 담아 그녀의 작품 세계를 음미하기 위해 만든 듯한 이 작품은 리텍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러 면으로 소개가 된다. 하나는 페미니즘으로 또 하나는 우울증이다. 그녀의 '자기만의 방'은 페미니즘의 교과서 같은 작품으로 독립적인 여성을 위한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녀의 우울증 역시 널리 알려져 있다. 남편의 적극적인 지지와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국 자살하고 만다. 그래서 그녀의 문장과 행동은 심리학 서적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짧은 문장으로 만나본 버지니아 울프의 글은 꽤나 섬세해서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꽤나 난해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우울증이 그녀를 평가절하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작품을 페미니즘에 너무 가두고 있지 않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 책을 얇은 한 권의 책으로 묶었고 게다가 원문까지 넣는 바람에 그 내용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그녀의 글에는 뭔가 긴 호흡이 필요한 듯했고 한 문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 뒤로 몇 장을 읽어야 할 듯했다. 결국 엮은이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버지니아 울프의 글과 의미를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되어 버리게 된다. 그녀의 문장을 처음 접하는 나에게는 좋을까 하는 순간에 흥을 잃는 순간이 너무 많았다.

  결국 그녀의 대표작 몇 개를 읽어봐야겠다. 비슷한 분위기의 다자이 오사무의 경우에는 문장 자체에서 말하고 싶은 것을 알아챌 수 있었는데, 그래서 이 책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 물론 나를 버지니아 울프로 좀 더 빨리 가게 만들긴 했다. 그런 점에서는 역할을 한 듯하기도 하다. 아마 몇 권의 책을 읽고 다시 읽으면 분명 좋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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