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서평) 몽키스 구단 미해결 사건집(최혁곤, 이용균) - 황금가지

야곰야곰+책벌레 2023. 12.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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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자마자 아이들 추리 소설 같았다. 야구라는 주제로 살인 사건을 다룰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커버 또한 가벼운 추리소설임을 드러내는 듯했다. 황금가지는 나에게 '이영도'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가벼움이 살짝 낯설긴 하다. 그래도 작품의 완성도는 여러 면에서 괜찮았다. 속도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졌다.

  야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라면 바로 '승부조작'이다. 승부조작으로 이어진 여러 사건들을 풀어가는 동시에 야구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는 이 책은 황금가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뭘까? KBO를 알듯 친숙한 환경이라는 점이다. 아무런 이해를 구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것들로 나열되어 있어 스토리에 집중하기 편했다. 핀토스는 돌핀스가 생각났고 '부산 사나이'는 이대호 선수가 생각났다. 최근에 <최강야구>를 열심히 보다 보니 야구에 대한 여러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이해하는 데 그렇게 힘든 점도 없었다.

  한국 스포츠에도 승부 조작은 가끔씩 일어난다. 프로야구에서는 2012년과 2016년 두 번의 승부조작이 있었다. 승부조작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구단의 존폐를 물론이거니와 스포츠 종목 자체에 대한 외면으로 번진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묘하게 맞아 들어간다. 팬과의 신뢰가 전부다. 농구 전성기를 이끌었던 연세대 최희암 감독은 선수들이 공놀이로 호강할 수 있는 건 다 팬들이 있어서라며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사건은 은퇴한 선수의 살인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오해가 일으킨 살인 사건은 팽팽해진 긴장감을 맥없이 풀었지만 가벼운 사건으로부터 실타래는 풀리기 시작한다. 오랜 시간 엮인 악연. 그리고 묻혔던 승부조작 사건의 범인의 응징은 여러 방면으로 빌드업하여 풀어가기에 어색함이 없다. 

  작가는 야구 관련 책만 냈을 정도로 야구광이다. 야구의 낭만을 얘기하는 작가의 글에는 미스터리를 넘어서는 그런 애정이 드러난다. 야구 기자였던 주인공이 야구단 단장 직속 조직의 팀장으로 구단 내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재미가 있다. 야구판과 언론사를 모두 겪은 주인공을 설정함으로써 스포츠와 언론의 생태도 알아갈 수 있었다.

  투수와 배터리의 두터운 신뢰. 선수를 위한 구장 관리자의 섬세함을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스포츠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팀 스포츠의 팀워크의 매력을 알 수 있는 즐거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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