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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년만에 대장내시경

야곰야곰+책벌레 2023. 12. 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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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세가 넘으니 직장 건강검진도 종합병원에 가서 하게 된다. 작년에는 검진 신경을 못하는 바람에 회사에서 그냥 받았지만 올해는 다시 종합병원에서 하게 되었다. 2년 만이니까 대장내시경도 다시 넣었다. 자주 하는 게 좋지 않다는 얘기도 있지만 2년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꺼리는 사람들은 대변 검사만 받다가 이상하면 대장 내시경을 한다고도 한다.

  2년 전에 먹었던 약이 정말 x 같아서 힘들었는데, 올해 받은 약은 첫 해 받은 약과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먹기 힘든 관장약이지만 그중에서는 레몬맛이 제일 나은 듯하다. 어설픈 후르츠 어쩌고는 정말 토 쏠려서 힘들었다. 오랜만에 먹는 관장약은 그래도 먹기 쉽지 않다. 마시는 건 어찌 마시겠는데.. 이거 원래 4포였나 싶다. 배가 불러 못 먹겠다.

  관장약은 물이랑 먹어라고 되어 있지만 물보다는 포카리나 토레타가 괜찮다. 어차피 씻어내는 거니까. 넘김도 어렵지 않고 그리고 세 번째니 요령도 생긴다. 약물 다 먹고 생수 먹어라고 되어 있지만 약물 마시고 생수로 입을 헹궈 내는 게 마시는데 수월하다. 짭조름한 뒷맛이 안 좋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새벽이 되어 노란색마저 사라진 정말 깨끗함과 만난다.

  대장내시경 전날인데 몸 상태가 별로다. 관장하기 위해서 반차를 썼는데 방에서 누워 잠만 잤다. 조금 추운 느낌도 든다. 관장을 1차 하고 누워있는데 많이 춥다. 아내가 체온계를 가져온 재어본다. 38.4다. 그리곤 해열제를 내민다. 먹어라고.

  내시경 전날엔 약물도 가려야 한다. 특히 혈류를 좋아지는 아스피린 계열은 특히 금지다. 용종 제거 시 피가 멈추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검색해 보니 부루펜 계열 해열제는 안되고 타이레놀은 괜찮은 듯했다. 일단 열을 내려야 하니까 먹었다. 찜찜하지만 열이 나면 안 되니까.

  열은 금방 내려갔다. 관장해서 그런지 효과가 좋다. 그렇게 다음날까지 열은 나지 않았다.

  아침에 병원에 도착해서 접수하면서 어제 해열제를 먹었다고 하니 '해열제 복용'이라고 적을 뿐 아무런 반응이 없다. 혼자 걱정했나 싶을 뿐이다. 오히려 '우유를 못 먹어요'라는 말에 더 긴장하는 눈치다. '그래도 내시경 벌써 세 번째예요'라는 말에 다시 긴장을 푼다.

  깊은 잠에 들고 개운하게 깼다. 2년 전에는 엄청 피곤했는데 올해는 개운하다. 피곤함이 전혀 없다. 약이 잘 맞나 보다. 

  용종 있는 사람만 면담을 한단다. 하긴 대장내시경 한다고 두 시간을 기다렸다. 다행히 나는 용종이 없어 바로 나왔지만 같이 간 두 분은 용종 때문에 면담한다고 또 한참을 기다렸다. 용종 떼면 식사가 불가능해서 점심 먹고 헤어지자는 우리의 계획은 각자 집으로로 바뀌었다.

  집에서 돌아와 변을 보는데 피가 엄청 쏟아진다. 처음 있는 일이다. 상처가 났나 보다 했다. 그런데 계속 난다. 우선 변 볼 때만 나니까 기다리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피가 나질 않았다. 그리고 그 뒤로 계속 났다. 피는 붉었기 때문에 항문 근처 상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상처가 아물 때까지 변을 보질 않아야 하는데 과민성이라 쉽지 않다.

  그리고 그날은 하루 종일 변을 보지 않고 다음날 화장실에 가니 괜찮았다. 그리고 쭉 괜찮았다.

  만 하루를 긴장하며 보냈다. 상처에는 좌욕이 좋다길래 따뜻한 물을 엉덩이에 틀어두었다. 휴지로 닦지 않고 물로 씻었다. 이렇게 올해 마지막 이벤트는 마무리되었다. 올해도 건강해서 다행이다.

  살 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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