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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만남들 (앤디 필드) - 필로우

야곰야곰+책벌레 2023. 11. 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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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숨을 곳이 없을 만큼 촘촘히 연결되고 있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고독하다. 모두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철저하게 홀로 있다. 외로움은 뉴노멀이 되어 가고 철저하게 개인화되어 간다. 적은 정보에 의한 연결에서 공감과 유대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낯선 만남을 가져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하는가?

  낯썸이 가져다주는 것들에 대한 얘기는 필로우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글은 시작한다. 모든 일은 어느새 습관이 되어 버리는 삶 속에서 우리는 어떤 특별함을 혹은 새로움을 느낄 순 없을까? 

  길을 묻는 일도 택시 기사와 얘기를 나누는 것도 낯썸이다. 미용실에서는 낯선 이에게 온전이 자신을 내맡기기도 한다. 공원에서 영화관에서 그렇게 낯썸이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낯선 것을 방해로 여기게 되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낯선 사람에 대한 경험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인터넷의 보급과 통화 그리고 화상통화는 낯썸에게서 회피하게 해 준다. 자동차 또한 개인적 고립을 하게 해 준다. 그리고 많은 장소들이 사라져 간다. 그 순서는 소수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장소들부터 사라진다. 연결마저도 공평하지 못하다.

  소프트웨어에 의해 선택되는 정보를 소비하고 공공의 장소에서는 낯썸에 적개심을 품으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낯썸이 익숙하지 않기에 타인은 점점 더 먼 타자가 되어 간다. 인간 연대의 끈이 더 얇아지고 있는 건 어쩌면 기술의 발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화상으로 만나는 수많은 타자에게서 우리는 낯썸을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연대의 끈을 확인할 수 있을까? 시각과 청각으로 집중된 감각의 피로로 오히려 부작용만 생기지 않을까? 수많은 온라인 모임이 결국 오프라인 모음으로 이어지는 건 오감에 의한 제대로 된 감각의 공유가 있을 때 비로소 연결됨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

  손을 잡는다는 행위는 타자와 연결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 로봇과의 만남에도 마주 보고 대화를 하는 것보다 손을 잡는 행위로 인해 더 빠르게 친밀감을 느낀다. 우리에겐 조금 더 잦은 낯썸이 필요하다. 그것은 인간의 진정한 연결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런 행동들이 이제는 용기마저 필요한 행위가 되어 버렸지만 인류가 공동체로서의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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