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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고려 갈등사 1: 통합과 수성의 시대 (이영) - 북스고

야곰야곰+책벌레 2023. 11. 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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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는 통일된 역사에서 중요한 길목에 있는 역사인데도 그 문헌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없는 듯하다. 사극도 역사물도 대부분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과거로 돌아가 우리 역사를 살펴 봄은 중요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새로운 고려 역사책은 북스고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두 권으로 이뤄져 있고 고려사 전체를 두루 살펴보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500년에 가까운 역사를 두 권에 다루기 때문에 꽤나 핵심적인 사실들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자주 만나지 못한 고려 역사 자체만으로 좋았다.

  태조 왕건의 이야기는 고려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이야기다. 궁예, 견훤, 왕건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재밌고 드라마 '왕건'이 인기를 얻어 그럴 수 있다. (나만 재밌게 봤던가) 그리고 그다음으로 재미나게 본 이야기는 폭군 광종이다. 개국 공신의 틈에서 힘을 쓰질 못하던 왕권을 찾기 위해 처음에는 흥청망청하는 모습을 연기하기도 했지만 집권 후기에는 귀족이라면 다 숙청해 버리는 폭군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고려사에서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은 역시 헌종이다. 헌종은 조선으로 치면 세종대왕으로 봐도 될 듯하다. 죽지 않기 위해 절 간 동굴에 숨어 지내다가 강조의 정변으로 천지가 개벽되어 갑자기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오르자마자 두 차례 거란의 침입을 받게 되면서 그는 각성한다. 자신은 아는 게 없다며 많은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던 그는 진정한 소통의 리더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강감찬과의 케미는 고려를 번성하게 만들었다.

  고려의 정치가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태평성대를 이룬다. 그리고 여진의 정벌 그리고 귀족들의 반란을 거쳤다. 그러는 동안에 고려는 꼬레라는 이름을 얻었고 지금의 korea가 되었다. 개성상인과 벽란도 그리고 고려청자는 고려에 대해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이야기다.

  우리 역사는 언제 읽어도 약간 국사 공부 같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야사 위주의 스토리텔링이라기보다는 역사적 사실 중에 굵직굵직한 부분을 얘기하고 있어서 가끔은 족집게 과외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조선 역사에만 편중된 우리 역사에 이런 책을 만나는 건 기쁜 일이다.

  이제 무신정변을 향해 가야 한다. 2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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