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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 (안토니오 자드라, 로버트 스틱골드) - 추수밭

야곰야곰+책벌레 2023. 10. 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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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에 관한 책은 어느 정도 과학적이면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이 있다. 그리고 뇌와 수면은 여러모로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수긍이 가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갑자기 꿈을 가지고 나오면 조금 당황스럽다. 꿈이라는 게 지극히 주관적인 부분이고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꿈을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꿈 자체가 판타지적인 느낌이 강하다 보니 과학서적인지 비과학 서적인지 조금 혼동스럽기도 했다.

  꿈을 과학적 방법으로 접근해 보려 노력하는 이 책은 청림출판사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꿈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매일 밤 꾸기 때문이다. 꿈을 꾸지 않는 사람도 기억하지 못할 뿐 매일 꿈을 꾼다. 수면 상태에 들어간 뇌는 느슨한 연결을 시도하며 깨어 있을 때의 강력한 결합에서 벗어난 여러 조합을 테스트해 본다. 그 과정에서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일들을 이어 본다. 꿈은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여러 연관성을 이은 스토리와 같다.

  수면은 생존에 불리한 행동이다. 포식자에게 잡혀 먹힐 수 있는 가장 취약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까지의 수면의 역할은 깨어 있을 때의 기억을 연결하고 재배치하여 패턴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부단히 연습한 상태에서 자고 일어났을 때 갑자기 더 잘되는 것도 연습했던 기억들을 자는 동안 뇌가 정리를 하기 때문이다. 

  꿈은 여러 판타지적인 요소도 가지고 있다. 하늘을 난다던지 괴물과 싸운다던지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낸다. 그 또한 나의 여러 기억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인식을 했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들이 뇌는 서로 이어 붙이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예지몽처럼 받아들이기도 한다. 뇌는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기도 하다. 물론 우연의 요소도 없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주로 언급하는 것은 램수면과 넥스트업이라는 꿈 연구 이론이다. 램수면은 뇌는 여전히 각성 상태이지만 몸의 긴장도는 0(마비와 같은 상태)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램수면이 길수록 꿈은 또렷하다. 그리고 수면과 비수면 상태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는 것이 자각몽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인걸 알지만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자각몽은 꾸는 것보다 길게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 꿈이란 걸 인지하는 순간 잠에서 깨기 때문이다.

  뇌가 각성 상태로 돌아왔지만 근육의 긴장도가 돌아오지 않는 경우를 '수면마비'라고 한다. 이를 우리는 가위눌렸다고 표현한다. 반대로 램수면에 들어갔지만 근육의 긴장도가 낮아지지 않게 되면 몸이 움직이게 된다. 이를 램수면장애 즉 몽유병이 된다. 

  수면은 우리의 기억을 응고화 시켜 장기 기억으로 만들어 주기도 하고 때론 감정을 무뎌지게 만들기도 한다. 기억해야 할 것이 많은 유아의 경우 수시로 잠드는 것이 이 때문이다. 어릴 때와 기억 와 나이 들었을 때의 기억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를 기억 진화라고 하기도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PSTD)의 경우에는 호르몬이 램수면을 방해해서 기억이 무뎌지는 것을 방해한다. 적당한 수면은 건강에 여러모로 중요하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책은 초반부터 프로이트를 비판하면서 시작한다. 그의 주장은 이미 다른 이들의 주장을 모아둔 것에 불과한 듯한 발언을 한다. 아들러나 융에 대해서도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현대 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잘못된 주장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각성을 하게 되면 유사한 것들을 동시에 활성화한다. 패턴화의 결과다. 옳음이 제시되면 그름이 동시에 활성화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완전히 다른 곳에 있는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은 시간이 다소 걸린다. 하지만 수면 상태에 들어가면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기억끼리 붙여 보는 작업을 뇌는 한다. 때로는 굉장히 창의적인 때로는 괴상한 꿈으로 결과는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인간의 의식 속에서 행해지는 것일지 모를 일이다.

  사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것은 과학서적인가 비과학서적인가 갸우뚱해졌다. 꿈이라는 것 자체가 과학적으로 다루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꿈에 대해 연구한 수많은 학자들의 역사와 함께 수면에 대한 여러 과학적 결과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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