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펜을 처음 잡으면 손가락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께 5mm의 얇은 블레이드를 선정해도 양쪽의 2.2mm max 러버를 붙이면 두께가 만만치 않다. 그리고 뒷면이 같은 높이 있는 일펜과는 다르게 손가락이 뒤로 재껴진다. 그래서 여러모로 손가락이 불편하다. 게다가 나무에 직접 닿던 일펜과는 달리 러버에 손가락이 닿다 보니 고무 때문에 때로는 그립이 느슨해지지 않아 불편하고 때로는 손가락이 미끄러져 불편하다. 검지 손가락으로 걸어 쥐는 일펜보다 힘이 많이 드는 것도 불편함의 큰 이유다.
그래서 일펜을 치다가 중펜으로 넘어오면 일펜처럼 손가락 고리를 만들어 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그 그립으로는 뒷면을 자유롭게 다룰 수 없다. 그래서 손가락이 불편해도 적응할 때까지 계속 써봐야 한다.
얼마 전부터 중지가 뻐근했다. 사실 처음 중펜을 쥐었을 때부터 그랬다. 멘소래담을 매일 바르고 살 정도로 손가락은 아팠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손을 쥐고 펼 때마다 손가락이 딱딱 걸렸다. 손가락이 잘못되었을까 덜컥 겁이 나 물리 치료사를 하는 처제에게 물어보니 방아쇠 수지증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권총 증후군이랄까. 스트레칭 꾸준히 하면 나아질 거라는데, 결국 쓰지 않는 방법이 최고인 것 같다. 빨리 좋아지고 싶으면 병원 치료도 받으라 한다.
최근에 무리를 했더니 이렇게 되어 버렸다. 운동에서 욕심은 부상이라는 공식을 또 느낀다. 그렇다고 탁구를 쉬고 싶진 않아서 다시 셰이크를 들고 치고 있다. 10월엔 대회도 많은데 어쩌지... 아직도 중펜보단 셰이크가 낫은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중펜으로 잘 치고 싶었는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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