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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윤아 발언과 권력의 반응

야곰야곰+책벌레 2023. 9. 1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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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해 본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자우림의 김윤아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 중 일부다. 그때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해보았다. 지구는 거대하고 충격에 대해 큰 반응을 보이질 않는 편이다. 하지만 그런 안일함은 지금의 기후위기와 같은 문제를 가져왔다. 김윤아의 생각은 미래를 생각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걱정이다.

  연예인의 말에는 힘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은 전략일 수도 있고 소신일 수 도 있다. 그리고 자우림이 노이즈 마케팅을 할 이유는 없다. 이런 행동은 굉장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도 틀림없다. 유명한 만큼의 역풍도 강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예인 직업의 특성상 한번 찍힌 낙인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정치인들처럼 막말하고 복귀하는 것이 어렵다는 얘기다. (개념 정치인도 많아지면 좋겠다)

  사실 연예인에게 공인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부터가 논란이 있다. 연예인은 그저 유명인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이유라면 대형 교회의 목사라는 사람들이 더 공인에 가깝다. 팬들은 연예인을 사랑하지만 무조건 따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위 갈아타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왜? 이번 권력은 연예인의 짧은 문장에 이렇게 격렬하게 반응하는 걸까? 자신들의 주장이 맞다면 이 연예인은 세상의 우스갯거리가 될 텐데 말이다. 괜한 언급으로 스스로의 불안을 드러내는 꼴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름 역할을 할 것이 두려웠던 것 같다. 사실 그것 말곤 이해할 수 없다. 자유를 너무 사랑하는 나라인데 말이다.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지도 37년 째다. 여전히 사고 반경 30km는 접근 불가 지역이다. 대륙 한가운데에 있었기에 콘크리트를 들어부어 막아두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해당 콘크리트가 폭격당하며 감마선 수치가 치솟았던 적이 있다. 양측은 합동으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전쟁이고 뭐고 체르노빌이 다시 열리면 모두에게 재앙이었기 때문이다.

  핵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원자로를 정상 폐쇄한 국가들은 이런 경험이 있다고 하니 사고 난 원자로의 오염수라고 해야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미국은 얼마 전 정상 폐쇄한 오염수 방류도 법으로 막아 버렸지만 말이다.) 꿀벌이 전염병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 기준치 이하의 농약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얼마 전 책을 보고 알았다. 그렇다면 기준치 이하의 여러 핵물질이 어떤 일을 일으킬지는 모를 일이다.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무서워할 수 있는 것 또한 자유다.

  <hey, hey, hey>로 발랄 깜찍하게 우리에게 다가왔던 자우림은 어느새 사회에 대해 얘기하는 철학적 뮤지션이 되었다. 자신의 메시지를 가진 아티스트가 되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위로했고,  <이카루스>로 격려했다. 세상 속에서 격렬하게 살았던 모든 사람들에게 <고잉홈>으로 토닥여줬던 자우림의 메인보컬 김윤아의 짧은 문장은 우리와 공감하려 했던 작은 흔적 이상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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