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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이냐 타이밍이냐 (2012.11.16)

야곰야곰+책벌레 2023. 8. 1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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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크 백은 다음 공을 치기 위해 라켓을 다시 뒤로 가져오는 동작을 뜻한다. '테이크 백은 어떻게 하는 게 좋나요?'라는 질문이 많은 것은 그만큼 고민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테이크 백은 공의 회전과 코스에 따라서도 자신의 임팩트와 스윙 스피드에 따라서도 미세하게 다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고민은 하회전에 대한 드라이브 처리에 대한 것이다.

  나도 이런 고민은 정말 많이 했다. 하회전을 드라이브로 처리하는 것은 탁구에서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하체를 이용해 스피드를 만들고 팔에 힘을 빼 끊김 없이 자연스럽게 폴 스로우가 이뤄지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인간의 피지컬로 공의 회전을 이겨내는 건 포기하는 것이 낫다. 오히려 라켓의 각도로 컨트롤하는 게 쉽다는 얘기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이 테이크 백의 방향과 위치가 아닐까 싶다.

  테이크 백은 언제 시작해야 할까? 

  우선 상대가 공을 처리하는 것을 봐야 하기 때문에 치자마자 테이크 백을 가져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예상외의 코스로 빠지는 공에 대해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수세에 몰려 빠른 타이밍을 만들어 역공을 하려는 모험이 아니라면 지양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공을 보고 테이크 백을 할 수 없다. 상대 라켓의 각도나 자세를 보며 예측해야 한다. 혹은 내가 강한 회전으로 리턴하여 코스를 좁혀야 한다.

  그런데 사실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빠른 랠리 상황은 아니다. 그런 상황은 이미 드라이브 대결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힘으로 대결하는 상황이다. 탁구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상황이 느린 공에 대한 드라이브 처리다. 이때는 공의 속도는 느린 대신에 스핀은 강하다. (물론 전략상 스핀이 없을 수도 있다) 이럴 때 테이크 백이 중요하다. 공을 정확하게 넘기는 연타성 타구를 위한 테이크 백 말이다.

  모든 물체는 정지 마찰력이 존재하고 최대 정지 마찰력을 넘어설 때 비로소 운동하게 된다. 우리 몸도 별반 다르지 않다. 테이크 백에서 정지하고 있다면 스윙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자칫 다칠 수도 있다. 스윙 또한 관성을 계속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가볍다는 것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복싱 선수가 스텝을 계속 밟듯 스윙은 끊김 없어야 한다. 즉, 공이 다가오는 타이밍에 맞춰 함께 테이크 백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것은 드라이브뿐만 아니라 임팩트가 요구되는 플릭과 치키타와 같은 기술 모두에 해당된다. 

  손오공이 에네르기파를 날리듯 기를 모우는 것이 탁구에는 그다지 유용하지는 않다. 물론 정확성을 위해 단계 별로 나눠 연습할 수 있지만 가볍게 움직이면서 임팩트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테이크 백과 스윙의 시작 사이에 멈춤이 있으면 안 된다. 작용과 반작용의 동작처럼 손목을 튕기듯 공과 함께 끌어와서 공과 함께 뿌려지는 동작이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동작은 하체로부터 시작된다.

  고수가 되면 힘이 빠진다는 것은 결국 운동을 이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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