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회사에서 탁구에 재미 들린 사원 녀석과 게임을 하게 되었다.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을 몇 자 적어 보려 한다.
나도 아주 생초보 시절이 있었고, 그때도 지금도 고수분들이 잡아주고 게임을 해주면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그분들이 베푼 배려를 나도 행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실력차가 많이 나는 사람과의 게임이 많아질수록 이걸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라는 자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게임도 대충 하게 되고 게임 자체도 재미가 없어진다.
이런 생각과 행동은 나쁜 버릇으로 이어지고 결국 실력 저하로 이어지게 되었다. 나아가 실력차이가 심한 사람과 탁구를 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연습이 아닌 게임의 문제지만 연습도 상대가 제대로 받쳐주질 못하면 연습이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주위에서 고수를 만날 수가 없어 몇 개월째 이런 고민의 반복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내 환경에서 어떻게 실력을 향상 시킬까를 고민하게 된다. 아주머니들을 일방적으로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함께 연습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스매싱을 가르쳐 드리고 블록과 로빙 연습을 한다. 쇼트와 블록을 가르쳐 드리고 드라이브 연습을 한다. 드라이브를 받아내는 아주머니도 신나시고 나도 드라이브할 수 있어 좋다. 게다가 블록이 좋지 못하니 랜덤으로 리턴되는 공에 풋웍 연습하기도 나쁘지 않은 건 다행인지 아닌지.. ^^;;
게임은 최대한 집중하려 노력한다. 마인드 컨트롤의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강하지만 실수가 많고 엉겁결에 넘어오는 공도 많다. 최대한 집중하며 게임을 하려고 한다.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하지 않기 위해 한다. 상대는 점수를 카운트하지만 나는 실수를 세어 보게 된다.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연타로 테이블 구석구석을 노리는 연습을 한다. 고수들과의 게임보다 미스를 줄이고 코스를 공략하는 연습이 많이 된다. 강하게 넘기기 대신에 놓아주고 찔러주는 연습을 한다. 게임의 여유를 배우고 있다.
이 연습은 나보다 실력이 조금 모자란 사람과 해서 가능할지도 모른다. 비등하거나 조금만 더 잘 치는 사람을 만나면 여유는 완전히 사라진다. 매일 맞수나 고수와의 스파링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도 느끼는 부분일 거다. 고수는 올라갈수록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보다 하수와의 연습에서 뭔가를 건지려는 마인드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편이 탁구장 분위기에도 좋고 탁구라는 운동의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혹시 고수를 만나는 행운이 겹친다면 그들의 시간을 챙겨주고 너무 많이 욕심부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많은 곳에 고수는 나타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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