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우드 특주를 떠나보내고, 마지막 중펜이라며 이것저것 알아보다 아델리가 눈에 띄었다. 아델리 가벼운 개체가 없어 바이올린과 로즈우드XO 그리고 반값 허하오를 저울질하고 있었는데 아델리가 입고되는 바람에 고민은 허무할 정도로 해결되어 버렸다. 하지만 아델리CP는 중국에서나 구할 수 있는 희귀한 제품이라 튜닝을 할 생각으로 구매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땡볕 아래서 영롱한 아델리를 꺼내 들었다. 완전히 새 라켓에 칼을 댄다는 게 무모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꽂혀 있었고, 톱과 아세톤 그리고 목공본드까지 모두 구비해 두었다. 아델리 ST그립에 80g의 제품이었다. 튜닝하면 거의 2g 정도가 빠지게 되는데 중펜 78g이면 괜찮은 편이다. 셰이크라 면적이 넓지 않아 최종 무게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셰이크 그립의 길이는 대략 100mm이지만 중펜은 보통 82mm임으로 약 18mm를 절단해야 한다. 게다가 아델리 그립은 비어 있는 그립이라 이어 붙이기를 해야 할 듯하다. 칼날에 아세톤을 묻혀 그립 사이를 파고들면 아세톤이 본드를 녹여 쉽게 떨어진다.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라켓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물론 드라이기로 해도 괜찮지만 좀 더 힘들 뿐이다.
단순히 뒤를 잘라내면 렌즈를 살릴 수 없어서 앞을 쳐내고 경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지만 원래 제품만큼 잘 해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립 중간을 잘랐다. 바이스가 있으면 바이스로 고정하여 굳힐 텐데.. 구할 수 없어서 케이블 타이를 이용하여 고정했다. 본드가 굳으면 사포로 본드를 정리해 준다. 이음매가 눈에 거슬려서 그립 테이프를 한번 두르니 예쁘게 잘 만들어졌다.
한동안은 지름신이 뜨음할 듯하다. 생각보다 마음에 들게 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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