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이라는 장르가 스마트폰이라는 물건과 함께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시점. 그것을 눈여겨보는 사람들은 많아진다. 흥미위주의 글이라며 폄하하기 쉽지만 작가는 것이 그렇게 고매한 직업도 아니고 아파야 작가인 것도 아니다. 책 말미에 적힌 루이스 운터마이어(Louis Untermeyer)의 말을 빌리자면,
사랑으로 글을 써라.
본능으로 글을 써라.
이성으로 글을 써라.
하지만 항상 돈을 벌기 위해 써라.
라고 했다.
우리 사회는 돈을 엄청 좋아하면서도 드러내면서 좋아하는 걸 속물이라며 깎아내린다. 그러면서 소위 부자들을 존경하고 능력 없는 금수저를 추종한다. 솔직해지자. 돈 벌려고 아등바등하고 있는 것이다. 재테크나 경제 관련 서적에서도 모두 말한다. 돈을 좋아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라고.
책은 웹소설의 기초적인 지식부터 천천히 알려준다. 일명 고인물들에게는 이미 아는 내용일 수 있지만 웹소설에 처음 진입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정보이면서도 팩폭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다른 곳에서 얻어맞았지만.. 그렇다면 누구나 쓸 수 있지만 누구나 벌 수는 없는 웹소설의 이야기를 책과 함께 알아보자.
웹소설은 장르 소설이라고 하며 명확한 장르가 필요하다. 독자는 장르 구분에서부터 기대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글을 쓰고 싶다면 조금 참자 그런 글은 정말 재밌고 정말 잘 써야 한다. 기대하는 바를 넘어서는 재미를 줄 수 있을 정도로. 장르는 크게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BL, 판타지, 무협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최근엔 로판이나 현판이 대세가 되는 것 같지만 재밌는 글은 늘 대박을 치기 때문에 잘 쓰는 걸 쓰는 게 맞는 거 같기도 하다.
웹소설을 만만하게 보지 않아야 할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재미다. 매화 결제가 이뤄지는 웹소설의 경우에는 매화 화가 전투다. 한 권을 구매해서 끝까지 읽는 문학과 다르게 웹소설에는 '중도 하차'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양이다. 짧게는 100화에서 길게는 10년 넘게 쓰는 작품도 있다. 한국에서 원피스나 이누야샤 같은 길이의 작품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계속되는 에피소드는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셋째가 즉각적인 피드백이다. 문학의 리뷰는 각자가 자신의 SNS에서 하는 편이라 작가와 독자가 만날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웹소설은 매화 실시간으로 댓글이 달리고 웹소설 독자는 댓글 다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그 속에는 선플도 있겠지만 악플도 존재한다. 작가 멘털 터는 게 재미인 소시오패스들은 꼭 존재한다. 그래도 유료 결제해 주며 달리는 악플은 고맙게 생각하고 무료 회차에 달고 튀는 애들에게는 혀를 차주자. 그래도 멘털이 흔들리는 건 쉬이 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글쓰기에 관한 내용은 꼭 웹소설에 한정된 건 아니다. 시놉시스를 작성하는 것이나 연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문장력, 어휘력에 대한 강조는 글쓰기라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소양이다. 그렇다 웹소설도 글쓰기다. 게다가 실시간 랭킹으로 표시되는 웹소설에서는 실시간으로 서로가 비교되기도 한다. 절대적 아군과 절대적 적군이 없다.
글먹을 꿈 꾸는 사람은 많다.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작가라는 삶은 그렇게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다. 회사원처럼 꾸준한 수입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차별은 생각보다 심하다. 일정한 수입이 있다면 그것을 유지하며 글을 쓰자. 수입이 연봉에 가까워질 때, 통장에는 몇 달을 버틸 수 있는 잔고가 남아 있을 때 비로소 전업을 생각해 보자. 정신은 헝그리 하게 치열하게 덤벼야 하지만 현실이 헝그리 해서는 잘 해낼 수 없다. 글 쓰는 것 자체고 고뇌인데 다른 것으로 고통받으면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 비관적인 문학 에세이를 쓸게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쉬운 직업이 어디 있겠냐마는 작가는 기본적으로 고독한 직업이다.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이 책임지고 자신이 이끌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자기 맘대로 할 수 있어 주도적인 삶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업으로서 작가는 '오르한 파묵'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치열하게 쓰는 거라 생각한다. 글 쓰는 게 좋다면 더 좋다. 그런 고뇌를 즐길 수 있다면 좋다.
나에게 뼈 때린 말은 글을 적는다면 '대박 칠 것처럼 쓰라'라는 뉘앙스의 문장이었다. 용돈 벌이 하려고 쓰지 말라는 거였다. 그 말의 속 뜻은 치열하게 쓰라는 거다. 난 이글로 먹고 살 거 아닌데 이 정도면 되겠지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대가가 된 것처럼 치열하게... 그 말이 머릿속에 계속 남아 있다.
이 책은 '북마녀' 유튜브의 정리본과 같다. 혹자는 유튜브 내용 말고 별거 없네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정보 공개에 가감이 없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일일이 영상을 다 찾아 저장할 수도 없는데 이렇게 책으로 정리되어 나온 것이 좋은 거다. 웹소설에 도전한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다. 여성향 소설에 치우친 설명이지만 웹소설 작법이라는 게 크게 차이 있을 거 같진 않다. 누가 무슨 얘길 해도 글을 쓰는 건 작가 자신이며 글 수준을 높이는 것도 작가 자신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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