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인문 | 철학

(서평) 내가 사랑한 유럽의 도시 (이주희) - 믹스커피

야곰야곰+책벌레 2023. 5. 17. 13:23
반응형

 저자가 여행을 하며 만난 유럽의 여러 도시에 대해 적혀 있는 여행 에세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가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도시와 도시의 이야기를 풀어주는 책이었다. 36개 도시를 키워드로 풀어냈는데 그 내용이 심플해서 가볍게 읽어내기 좋았다. 몇몇 도시는 조금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궁금했고 몇몇 도시는 처음 알게 된 이야기도 있었다. 책이라는 키워드가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나에게는 더욱 좋았다.

  파스텔 톤의 은은하고 예쁜 사진과 함께 담겨 있는 유럽 도시의 이야기는 믹스커피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그곳의 문화와 동화되는 작업이라고 한다.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도시는 어떨까. 그저 아름답다고만 표현할 수밖에 없는 그 지점에 몇 가지 에피소드를 함께 풀어낸다. 수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흔적들을 가지고 있는 유럽의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신선하다.

  도시 전체를 얘기하는 것 또한 너무 방대할 수 있어서 저자가 그 도시를 들른 이유에 대해 집중한다. 도시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집중하기도 하고 하나의 사건에 집중하기도 한다. 가장 쉽게는 하나의 건물에 집중한다. 그것은 두 장 남지한 페이지에 부족하지 않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양이기 때문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베를린 한복판에 있는 지하 도서관이었다. 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책장을 놓고 유리로 덮었다. 책 한 권도 없는 도서관은 괴벨스가 행한 '책의 화형식'을 상징한다고 한다. 독일은 유독 과거에 대한 반성에 진심인 국가다. 독일은 매 총리마다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은 금서가 되었고 네오나치즘을 경계한다. 그들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바이마르에는 괴테의 도서관이 빈에는 수도사들이 필사해 놓은 책들이 아름다운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슈투트가르트의 도서관은 한국인이 지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에 관심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도서관 챕터가 가장 인상에 깊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스웨덴의 오슬로.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오페라 하우스와 입센, 뭉크를 기념하는 카페는 인상적이다.

  작품은 코로나가 풀리면서 쏟아지는 여행 기행문이 아닌 가볍게 읽는 유럽사라고 해야 할까. 아는 지식을 얘기할 때에는 조금 더 깊은 얘기가 아쉬웠고 생소한 이야기에서는 가볍게 얘기해 줘서 좋았다. 하나만을 위한 여행. 조금 여유롭지만 깊이 있는 여행을 위해 좋은 제안이었다.

그림과 이야기가 있는 소소한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