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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케팅 B 교과서 (노기태) - 트로이목마

야곰야곰+책벌레 2023. 5. 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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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와 이론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갭이 존재한다. 학문은 그야말로 하나의 줄기와 같고 그곳에 꽃과 잎을 피워야 하는 건 언제나 개인의 몫이다. 실무를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바로 옆에 있는 선배에게 물어보는 게 훨씬 빠르다. 그래도 우리는 늘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한다. 그러다 이렇게 재미난 책을 만나면 똑 푹 빠져 보게 된다.

  아주 적절한 픽토그램으로 눈을 즐겁게 하고 실제 광고를 통해서 기업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알아가는 이 책은 트로이목마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기법이라고 불리는 방법론도 쏟아진다. 특별한 제품, 특별한 접근이라며 배우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이 얘기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잘하는 사람이 잘하고 그들은 주도권을 쉬이 내어주지 않는다. 정말 그들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는 걸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새로운 시대 자신이 키워야 할 것과 메워야 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겹도록 들었던 기본이라는 단어다.

  회사에 두 명의 사람이 있다. 한 명은 새로운 기술이 출시되면 바로바로 배우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능력 있다고 말한다. 또 한 명은 하나의 기술을 진득하니 하고 있다. 그에게는 어떤 일이 주어져도 자신의 기술로 끝내 해내고 만다. 회사는 누구에게 일을 맡길까. 신뢰의 문제는 여기서 꽤나 중요하다. 마케팅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방법론은 무수히 많겠지만 사람에게 집중하고 우리 제품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은 이윤과 브랜드에 대해 고민한다. 이윤은 기업이 피하기 어려운 중요한 항목이다. 그렇기에 기업은 이윤이라는 실리를 취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깨는 모습을 종종 보여 준다. 마케팅이라는 것은 그런 면에서 어려운 일이다. 제품과 가치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것은 기업의 생리일뿐이다. 

  자신의 제품을 소비할 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청춘을 타깃으로 하는 'HOT6', 체중 관리를 하는 이들을 위한 '신라면 건면', 젊은 남자의 화장품 '우르오스', 키 클 아이를 위한 '아이클타임'이 그렇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구매자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구매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혹은 필요로 하는지는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빠른 마차 대신에 자동차를 만든 건 아주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마케팅이 고객에게 주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신뢰'다. 이것은 과학적일 필요는 없다. 인간은 늘 자기 합리화를 하는 동물이다. 좋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브랜드 충성은 그런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 합격자 수가 최대라는 에듀윌, 유산균이 톡톡 터진다는 LG 디오스 김치 냉장고 등이 그렇다. 맥도널드가 햄버거니까라는 이유에 60주년이라는 이유는 납득할 수 없지만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인간의 인지 부조화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제학적 전술이 된다.

  결국 브랜드는 마케팅을 통해 주 고객층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어필하게 된다. 브랜드는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할 수도 있고 남들과 다른 조금은 독특한 시각으로 제품을 어필하기도 한다. 혹은 자신들만이 가진 독특함으로 메시지를 발신한다.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귀까지 닿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기업들이 내 걸고 있는 자신들만의 메시지 그리고 시장에서의 포지션에 대해 알아보면 그 원리를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시장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더욱 강화할 것인지 재정의가 필요한지도 고민해야 한다. 독과점은 기업에게는 좋겠지만 소비자에게는 불편한 지형이 형성된다. 이런 경우에도 기업은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충분히 소비한 물건에 대해 소비자는 반감이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 다크호스가 나타날지도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뒤집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수많은 핸드폰 기업들을 제치고 단숨에 시장을 평정한 애플처럼.

  트렌드는 시장을 이끌어가는 거대한 힘이며 이를 파악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탁월한 전술을 우리는 인사이트라고 한다. 흐르는 물결을 타고 영업을 해도 되지만 가끔은 역모를 꿈꾼다. 이기면 혁명이고 지면 반역일 뿐이다. 세상의 물결을 나의 방향으로 이끌려면 혁명을 꿈꿔야 한다.

  수많은 방법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결국 그것은 방법이나 방식의 문제다. 마케팅의 전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주 작은 문서로부터 시작하여 정확하게 만들어 가는 작업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리고 홀로 할 수 없는 일은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인사이트라는 건 불현듯 떠오르기도 하지만 난상토론 속에 태어나기도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자세. 바로 옆 사람을 고객으로 대해주는 자세는 마케팅의 시작일 거다.

  짧고 명료한 문장과 우리가 봐왔던 광고들을 보여주며 설명하다 보니 재밌고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직관적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책이다. QR코드로 광고 영상으로 바로 연결해서 볼 수도 있다. 기업에서의 마케팅의 어려움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추상적이고 어려운 설명으로 가득한 책들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실무 중심의 도서였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무심코 봤던 광고 속에서 메시지를 읽어내는 재미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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