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그것은 개인에게도 기업에게도 중요한 덕목이다. 가지가 무성한 나무는 멋스럽긴 하지만 높게 자라는데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과실수는 적당한 가지치기로 풍성한 과일을 얻을 수 있다. 우리 뇌 또한 마찬가지도 자주 상용하지 않는 뇌신경은 자연스레 느슨해진다. 무언가를 뺀다는 것은 굉장히 효율적인 일이다.
빼기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와 본질에 집중하는 힘에 대한 생각은 청림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빼기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사진이다. 사진은 '뺄셈의 미학'이라고 한다. 프레임 속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면 사진은 번잡해지고 볼품없게 된다. 집중해야 하는 피사체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배경을 제거해 가는 과정은 사진 찍기의 중요한 과정이다. 작가가 표현하려는 것에 가까워지는 일이다. 글 또한 다르지 않다.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창작은 인간의 영역이고, 편집은 신의 영역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걷어내는 기술은 어렵다.
빼기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바로 '미니멀 라이프'다. 읽으면서 '곤도 마리에'가 등장할 것 같았는데 역시나였다. 그녀는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하지 않는 것을 없애는 것이다"라며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에서 자신의 고집스러움을 표현했다.
사실 빼기의 기술은 여러 분야에서도 미덕이다. "Simple is Best"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중요하다. 창의적 발명법인 트리즈에서도 분할, 추출, 통합, 다용도, 포개기 등으로 필요 없는 것을 제거하거나 하나로 여러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기도 한다. 뺄셈은 효율이다. 저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빼기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즐거움 같은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Less is more"은 적은 것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의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생텍쥐페리는 "완전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더 적은 것에 더 강렬하게 집중하라는 말인 듯싶다. 다양함은 종종 우리의 주의력을 뺏곤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더함'을 본능으로 가지고 산다. 오랜 시절 더함은 '유능함'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얻는 기쁨보다 상실의 아픔이 더 크게 느낀다. 줬다 뺏는 것만큼 나쁜 정책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의도적으로 빼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때론 더하고 빼기를 해야 하기도 한다. 더하기 혹은 빼기의 선택이 아니다. 빼기는 우리를 더 풍족하게 해주는 수단이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무엇을 더 하려 한다. 이것은 종종 부작용을 가져온다. 회사에서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품질부서를 더하는 일은 인건비와 생산량에 손실을 가져다준다. 불량이 나지 않는 쪽에 투자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도요타의 생산 프로세스 TPS 또한 하나씩 빼 나가며 이익을 만드는 방법이다. 회사의 얘기가 조금 어렵다면 최근 이슈가 되는 기후 위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친환경 제품을 쓰려고 하고 재활용을 하려고 힘쓴다. 하지만 정작 가장 효율적인 것은 적게 쓰는 것이다.
사실 책의 내용은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내용이다. 여러 지점에서 강조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잘하질 못한다. 책만 보면 달려드는 이 버릇 또한 '빼기'를 못하는 나의 본능이다. 서평을 빼고 글을 적어야 하는데 오늘도 서평으로 책장 넘치는 나를 보며 '빼기'를 해볼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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