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괴롭힘은 반복되는가? 의도적인 괴롭힘을 반복하는 사람과 괴롭힘을 받으면서도 가해자를 옹호하는 피해자의 행동 패턴. 이것을 '괴롭힘의 패러다임'라 한다. 괴롭힘은 인간의 뇌를 파괴하고 뇌신경 사이의 연결을 약화시킨다.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되고 복종하게 된다. 인간 생존을 위해 필요했던 스트레스는 상대를 파괴시키는 방법이 되었고 지속적인 스트레스의 노출은 생명 보존이라는 명제 이외의 것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더 이상 생존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뇌는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사회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는 괴롭힘의 패턴과 피해자로 둔갑되는 가해자의 모습들을 통해 사회는 가해자를 가해자로 명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피해자는 강력하게 저항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 책은 푸른숲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우리 뇌는 위험에 노출되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위험 상황에서 초인적인 힘이 필요했다. 스트레스는 생존을 위한 강력한 신호였다. 하지만 현대에는 이렇게 오랜 시간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을 분비해야 할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만성적 스트레스는 뇌를 코르티솔에 절어 버린다. 뇌는 모든 신경을 차단한 채 생존에만 집중한다. 판단과 기억의 영역이 동작하지 않는다.
일상에는 수많은 괴롭힘이 있다. 성공이라는 두 글자에 우리는 학대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라고 말하거나 피와 땀, 눈물과 같은 혹독한 시간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학대를 일삼는 상사가 거물급 고객을 낚아오게 되면 학대는 필요악이 되어 버린다. 금메달을 위해서 체벌과 폭행을 눈감는 일은 뉴스에서 종종 목격하곤 한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부모는 매번 아이들에게 복종을 요구하고 있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는 말을 뱉으며 복종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체벌은 뇌를 망가트리고 사회적 공감력을 저하시킬 뿐이다. 아이에게 엄격한 것과 비하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도전에는 안전, 믿음,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인간이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변해도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인간은 도전할 수 있다. 어른은 아이들에게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줄 의무가 있다.
동물들에게는 거울 신경 세포라는 것이 있다. 모든 새끼 동물들은 어미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강요하면서 어른들은 정작 그렇게 해내지 못한다. 폭력적이며 기만적이다. 너네는 왜 그렇게 배워먹었냐고 묻지 마라 어른들이 그렇게 보여준 것이다. 학대와 괴롭힘을 받는 뇌는 공감 능력을 잃어가고 자기 파괴적인 성향으로 바뀐다. 이런 행동 패턴은 결국 피해자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었는다.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거야. 너는 그래도 돼 라는 인식이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첫째도 둘째도 예방이지만 우리의 뇌는 가소성이 있기 때문에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다. 인간은 쓰지 않는 뇌신경을 단절시키고 자주 사용하는 뇌신경을 유지하려고 한다. 끊어진 기능을 다시 연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뇌는 즉각 거부할 것이다. 에네지가 많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연결된 다음에는 뇌 스스로가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성장형 인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며 자신에 집중해야 한다. 아주 어린 시절 우리는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성장시켜 왔다. 뒤집고 기었다. 수 천 번을 넘어지며 일어서 걸었고 또 달렸다. 조금 늦을 수 있지만 그런 것에 스트레스받지 않았다. 뇌 또한 성장할 수 있다. 어릴 때처럼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수천번 넘어져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정도 자기 성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쉬운 일은 아니다. 주위에서 그들의 성공을 지지해 줄 사람도 분명 필요하다.
'나는 못 한다'라고 스스로 포기하는 말을 하면, 어마어마하게 파괴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뇌는 이런 부정적인 메시지를 기록한다. 자주 되뇌는 말은 그것이 '자기 충족'이라고 뇌에게 학습시키는 것과 같다. 자기 성장의 믿음과 유산소 운동 (이왕이면 자연 속에서) 그리고 명상과 같은 마음 챙김은 뇌의 회복에 중요한 요소다. 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대와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가해자를 가해자로 인식할 수 있는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는 변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아이들을 잘 교육시키고 가해자를 옹호하지 말고 피해자에게 손가락질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사회가 지지해 주는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서 (서평+독후감) >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관계의 언어 (문요한) - 더퀘스트 (1) | 2023.12.11 |
---|---|
(서평) 실패가 두려운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아티나 다닐로) - 시크릿 하우스 (0) | 2023.05.05 |
(서평)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앨릭스 코브) - 푸른숲 (0) | 2023.01.31 |
(서평) 치매의 모든 것 (휘프 바이선) - 심심 (0) | 2022.12.23 |
(서평) 아들러 심리학 나쁜 기억 세탁소 (고현진) - 바이북스 (0) | 2022.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