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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하버드 오후 4시 반 (양윤정, 이승우) - 더퀘스트

야곰야곰+책벌레 2023. 3. 2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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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의 새벽 4시 반>을 인상 깊게 읽었고 하버드의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았던 나에게는 그들의 치열했던 삶이 눈에 선하다. 삶의 목표를 향해서 달려 나가는 그들의 뜨거운 열정은 책을 읽는 내도록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런 궁금증으로 시작한 이 책은 나를 살짝 갸우뚱하게 만들게 했다. 치열했던 새벽의 4시 반을 지나 오후 4시 반이 되면 또 다른 삶이 시작되는 것인가?

  다양성이 살아있는 하버드의 오후 4시 반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의 모습에서는 무엇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한 이 책은 더퀘스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여자 친구가 유학 간다고 했을 때 보내지 않으려고 미국 유수의 대학에만 지원하게 만든 남자친구의 마음과 유학가지 전 결혼하자는 급한 프러포즈. 사실 나는 이 대목이 가장 재밌었다. 이대로 진행되면 드라마 한 편일 텐데 책 이내 하버드 이야기로 돌아와 버린다. 타국에서 어렵게 공부하는 아내를 위해 휴직을 하고 전업주부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향하는 모습 그리고 입국 심사에서의 인터뷰는 개인적으로는 계속 뒷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말이다.

  오후 4시 반이 새벽 4시 반과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이 있었고 다양한 커리큘럼을 갖춘 하버드라고 해도 그들의 치열함은 유효할 거라고 생각했다. 취미마저 지독하게 하는 그들의 모습이 그려지곤 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힘 빠진다고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하버드와 리더 양성 학교인 카네기 스쿨은 다른 모습인가 싶었다. 저자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적었겠지만 사실 내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가 깨지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이형진의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라는 책처럼 치열했으면 좋았을 텐데...

  저자는 서문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다양성, 강의실 밖의 배움, 여유에 대해 쓸 거라고 예고하고 있었지만 그 안에도 분명 치열함이 있을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버드의 오후 4시 반은 치열했던 자신을 격려하는 시간이었으면 했다. 아마 그런 것을 설명하기 위한 멘털 관리, 관계 관리, 시간 관리, 커리어 관리 등에 대한 얘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버드가 치열하지만 그들도 자신을 추스르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시간이었지만, 하버드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처럼 느껴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 즈음에 소개하는 '살기 위해 오디오북을 듣는다'는 하버드생의 에피소드가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좋았던 것도 아마 내 머릿속에 그려진 하버드라는 이미지와 가장 잘 맞아서인가 싶다. 책을 보며 길을 가다가 차에 치여 죽을 수도 있어 오디오북을 듣는다는 것. 너무 하버드스럽지 않은가. (나만 그런가)

  작품의 부부의 에피소드가 곁들여진 하버드의 이야기여서 사실 무겁지 않아 즐겁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그리고 하버드에서 전업주부 하기로 선언한 남편의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어 즐거운 면도 있다. 그런 면에서 하버드 그 자체에 집중하는 많은 책들에 비해 카테고리가 명확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중간중간에 소개하는 '하버드 수업 간접 체험'은 유용한 경험이었다.

  하버드의 또 다른 모습. (서술된 것보단 훨씬 치열할 것 같지만.) 그래도 치열하기만 할 것 같은 하버드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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