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독서 활동

2022년 올해의 책 어워즈

야곰야곰+책벌레 2022. 12. 3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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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을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해가 바뀌기 이틀 전이 되었다.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쓰고 해서 뭔가 나만의 문장을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여전히 읽을 것이 많고 부족한 것이 많은 것을 느끼는 한 해였다. 올 초에서는 최우수 서평을 받은 기쁨도 있었고 브런치 고시에 합격하였다. 그리고 애드고시 이후 첫 수익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JLPT N3도 합격했다.

  미비하지만 반 걸음 정도 떼었던 한 해였다. 연말이 되어 업무에 허덕이는 인원들을 도와주느라 밤샘도 하고 책을 읽을 시간도 글을 적을 시간도 줄었지만 어떻게 하든 루틴을 망가트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주말부부르 마치고 생활을 하니 출퇴근 시간이 늘어서 아침저녁 시간이 줄어 시간을 조율해야 했지만 그나마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단지, 연말에 도전하려고 했던 <<사이보그가 되다>> 독후감 공모전을 준비하지 못한 점이다.

  내년에는 작품 투고와 유튜브 개설을 해보려고 한다. 말하기가 어려운 나에게 작은 도전이 될 것 같고 말하는 것보다 글로 적는 게 편해서 말을 하지 않는 습관 때문에 말하는 것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억지로라도 해보려고 한다. 책장에는 좋은 책이 가득해서 내년에도 좋은 책과 만날 일이 많을 것 같다. 서평은 줄이고 서포터스는 아예 안 할까도 생각해 봤는데 김영사가 워낙 잘해줘서 합격하면 하고 다른 출판사 서포터스는 더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럼 올해 만났던 좋은 책을 살펴볼까 한다.


  288권 (한 권 더 읽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중에 단연 원픽은 고민할 것도 없이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다.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선명하게 남아 있고 이 책만큼 딱 떠오르는 책은 많이 없다. 비참한 일상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삶에 대한 이야기라 할까. 유시민 작가는 분명 그렇게 추천했던 것 같다. 평범한 사람이 비참한 환경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때론 너그럽게 때론 약삭빠르게 행동하며 임무에 충실하고 소소한 행복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삶의 이야기랄까.

  무미건조한 삶이 인생의 수용소라면 그곳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시켜 보기도 하고 주인공의 기지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야 말로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처음으로 제대로 보여줬다고 할까.

 


사이보그가 되다

김초엽이라는 작가에 대해 더 깊게 알게 되는 책이면서 장애라는 것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는 Normal이 되어버린 안경이나 보청기처럼 우리는 자연스럽지 않은 것들에 익숙해지고 있다. 같은 것에 대해서도 편안함을 느끼기도 때론 이질감을 느끼기도 하게 된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미묘하고 세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나의 투쟁

독일에서는 금서이지만 정말 금서일까? 이미 많은 나라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자랑하는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다. 사실 읽기 전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대의 선동가 히틀러의 글에 빠져들지 않을까. 책이 시작하기 전에 옮긴 이의 구구절절한 설명이 있고 히틀러 본인도 얘기하듯 글로는 선동할 수 없다. 글은 이미 선동당한 사람이 더 깊이 있는 믿음을 위해 하는 행위일 뿐인 것이다. 그의 생각, 그의 의지는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단지, 그 방법이 잘못되었을 뿐.

원칙

성공한 자가 지독하게 지켜나가는 신념의 결정체. 가지가 많아지고 바람이 잦을수록 필요한 것은 원칙이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얘기가 적혀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우리 회사의 대표가 레이 달리오의 반의 반의 반만큼의 원칙과 신념이 있길 바라게 된다. 모든 CEO를 욕하게 되는 그 책. 흔들리는 나를 잡아주는 원칙. 

생각에 관한 생각

행동 심리학의 시작에 이 책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자아는 두 종류가 있다. 사고하는 자아와 경험하는 자아. 시스템 1과 시스템 2로 불리며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시스템 1은 패턴과 본능에 충실한다. 야생마처럼 날뛰는 시스템 1을 조율하는 것이 시스템 2 다. 우리는 즉각적이기보다 차분히 사고한다고 생각하지만 뇌는 생각보다 게으르고 잘 지쳐서 시스템 1은 순간순간 요동친다. 우리는 어떻게 시스템 1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콜디스트 윈터

강대국의 잘못된 예측과 해석으로 요동친 한반도. 지독하게 개인주의였던 맥아더. 손대지 않고 코를 풀 심산이었던 스탈린. 주제 모른 이승만과 똑똑하지 못했던 김일성. 우리가 단순히 알고 있던 한국전쟁에 대해 손에 땀을 쥐며 읽어가게 만드는 책이었다. 인간의 힘은 '서사'라지만, 그 속에서 태어난 영웅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우리가 있다. 맥아더의 민낯을 보게 되는 책이다. 지금의 우리는 지정학적 해석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

누군가는 반박할 수 있겠지만 루소의 사유는 구구절절 고개를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물론 비약적인 부분도 있지만 여러모로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자연인을 그만두고 농경을 시작하게 됨으로써 생겨난 부의 개념은 불평등의 기원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의 자연의 것을 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건 아닐까. 독자적인 생활을 하던 자연인에게는 비교의 대상도 없었지만 무리를 이루고 살면서 우리는 비교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비교가 다르다는 것을 넘어 기호가 되어버린 차별의 탄생. 우리는 다시 자연인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다양성을 존중하고 민주적으로 공동체를 꾸려야 한다.

침묵의 지구

모두가 기후문제를 얘기할 때 그건 사람이 입을 직접적인 피해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구를 점령하고 있는 곤충에게 기후 변화는 인간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 인간이 사용하는 각종 살충제로 인해 멸종되어 가고 있다. 생태계의 고리를 연결해주는 곤충이 사라지면 연결 고리에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 인간이라고 예외 일 순 없다. 고릴라 한 마리를 5만 명이 연구하지만 연구자 한 명이 5만 마리의 곤충을 연구한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은 멋지고 덩치 큰 동물보다 곤충이어야 하지 않을까

아버지의 해방일지

빨치산의 이야기라고 덮어두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책은 사람의 이야기다. 레닌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뽑혔다. 레닌의 사상과 레닌주의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악용한 스탈린이 나쁜 게 아닐까. 모든 사상은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만든 것이기에 서로가 서로를 채우며 좋아지면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그런 사상은 단편적일 뿐이다. 아버지로서 인간으로서 살아온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는 책. 감정의 종합 선물 같은 책이랄까. 유쾌하면서도 괜스레 코 끝이 시큰한 그런 작품이다.

디자인의 디자인

일본 디자인의 대가 하라 켄야의 책이다. 한 때 무인양품을 좋아하던 나로서는 미니멀리즘으로 얘기할 수 있는 하라 켄야의 디자인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마치 우리나라의 백자를 보는 느낌이랄까. 하라 켄야의 디자인에 대한 철학과 그가 만든 물건들로 눈이 호강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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