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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 삼척. 강릉(feat. 쏠비치 삼척)

야곰야곰+책벌레 2022. 12. 2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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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단풍 시즌에 놀러 가고 싶었지만 엄청난 대기 러시로 인해서 숙박 예약에 실패하고 아주 느긋하고 연말로 2박을 잡았다. 별일 없을 것 같았는데 프로젝트가 꼬여서 아슬했지만 일정이 여행 한 주 전에 마무리가 되는 일정이라 리프레시 느낌으로 다녀올 수 있었다. 사실 관계가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다고 얘기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지만 같이 고생하던 사람들의 일이라 (회사에는 욕 나오지만) 꾸역꾸역 마무리를 했다.

  숙소는 솔비치 삼척. 약간 솔비치 도장 깨기 느낌으로 삼척은 처음이다. 강원도는 역시 여름에 와야 맛이겠구나 싶었다. 실외 풀장도 재밌을 것 같고 무엇보다 솔비치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바다가 있는 듯하다. 창문 넘어로만 봤지만 솔비치로 둘러 쌓여 있어서 아마 그런 것 같다.

  아이들과 이동하면 관광보다는 역시 물놀이다. 어느 리조트를 가나 풀장을 빠트릴 수는 없다. 도착하자마다 풀장으로 가서 첫날은 마무리하는 것이 보통의 수순이다. 삼척 실내 풀도 괜찮았다. 외부에 있는 온천(?) 풀도 바다를 쳐다보며 멍 때리기 좋았던 것 같다. 연신 잠수 놀이에 빠지신 아드님을 거든다고 멍 떼리는 시간은 길지 못했지만, 아빠의 숙명이다.

  둘째 날은 하슬리 아트 월드에 들렀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다. 전시관 + 조각 공원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외경. 역시 강원도는 바다인가.

그리고 철 파이프 구조물로 된 조각에서 파노라마로 찍으면 멋지게 찍을 수 있기도 하다.

  하슬라 아트 월드를 둘러보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려 허난설헌 가터는 가볍게 둘러볼 정도였다. 시간을 내어 산책을 하면 좋을 정도로 송림과 함께 하는 긴 산책로가 좋았는데, 중간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슬라는 강릉의 옛 지명이라고 했던 것 같다.)

  사실 여기서부터 루트가 꼬였는데, 라라무리 카페를 들리려고 했는데 이것이 시즌1 ~ 시즌3까지 있는 줄 모르고 네비만 믿고 경로를 짰는데 가고자 했던 곳은 시즌1이고 네비가 알려주는 곳은 시즌3였다. 공사판 위에 덩그러니 있던 시즌3을 보고 아차 싶었다. 하슬라에서 허난 설헌 가터를 가는 사이에 있었던 것 같다. 도깨비 촬영지 라라무리 시즌1. 그래서 강릉 커피는 안녕~.

  대신에 커피의 메카라는 안목항에 들러 핫플인 할리스 커피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빡빡한 일정이라서 점심을 핫플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택했다. 아이들이야 밥보다 빵이라 너무 맛나게 먹었고 우리는 눈 호강 했다. 평일이라 주차장은 너무 한산했고 카페에도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2층에는 커피콩빵 집이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콩 모양의 빵이 원조가 아니라 커피잔 모양인 여기 빵이 원조라고 한다. 그러기엔 커피 모양 빵이 더 맛난 건 안 비밀. 커피 함유량이 많아 커피 맛이 많이 나서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았고 빵의 느낌보다는 커피의 느낌이랄까. 나는 모카빵 맛이 좋은데...

  그대로 주문진항까지 달려 튀김집에서 튀김을 먹고 돌아오려 했는데, 검색해 둔 튀김집이 쉬는 날이란다. 헉! 그래서 돌아다니다 보인 튀김집에서 튀김을 대충 샀다. 그리고 튀김보다 핫한 부각집. 김부각 완전 맛난다. 종류 별로 있고 배송도 된다고 해서 명함을 받아 왔다. 주차장에서 돌진하는 차에 부딪칠 뻔했지만 다행히 잘 멈춰주셨고. 대신에 주차하다 낮은 턱에 휠이 긁혔다. (아우~ 튀김과 바꾼 휠 스크래치~. 하지만 사고 나지 않았으니 액땜이라 생각하자)

  먹음직스러운 회가 엄청 많았지만 아이들이 회를 안 먹는 관계로.. 골뱅이로 보이는 녀석과 손질된 오징어를 사서 빠져나왔다. 급히 차를 돌려 오죽헌으로 향했다. 체험 학습을 쓰고 나오는 아이들의 숙제를 위한 두 곳 '허난 설헌 가터'와 '오죽헌'이었기에 17시까지 입장해야 하는 오죽헌에 세이프~ 했다.

  너무 맑은 날씨였지만 역시 겨울의 강원도는 추웠다. 넓은 오죽헌을 가로질러 기념관만 빠르게 둘러본 뒤. 빠져나왔다. 그리고 '강릉 커피'를 대신할 '강릉 맥주'를 향해 출발했다. 강릉 '버드나무 브루어리'에 들러 맥주를 종류별로 다 사서 돌아왔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곳에 앉아 먹고 싶다고 했지만 우린 삼척까지 돌아가야 하니까.. 이곳은 워낙 유명해서 관광객이 많아 정보를 알려준 지인은 '강릉 브루어리 바이 현'에서 마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한산할 때 왔으니까 우선 핫플 섭렵.. 길가에 있어 당황스럽지만 조금만 올라가 샛길로 빠지면 공영주차장이 있기 때문에 방황하기 없기. 그리고 또 바로 옆에 고급 휘발유 주유소가 있어서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있었다.

  주문진 항에서 산 생물들을 데치기만 했는데도 너무 맛있었다. 새우튀김은 두툼하니 좋았다. 머리를 잘 먹지 않는 편인데 머리도 깔끔하게 먹었고, 오징어순대는 순대맛이 나서 별로였지만 순대가 순대맛이 나야지라는 여론에 반론하지 않았다. ㅎㅎ 

  2박 3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후포항에 들러 대게를 먹어주시고, 배부르게 먹었다지만 영수증을 보면 아쉬운 건 사실이고 대게는 언제 먹으나 비싼 음식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나는 대게가 적게 나와도 상차림이 좋은 곳이 좋은데, 대게를 많이 먹고 싶은 여론을 수용해서 대게만 실컷 먹고 왔다. 

  라이트 하게 떠나기로 한 여행이지만 이번만큼은 쉽지 않네. 먹을 게 너무 많구나. 쉬는 걸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렇게 다니다 보니 3일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다. 다음 여행을 위해서 또 열심히 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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