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자기 계발

10년차 김대리 사표 대신 꿈부터 써라 (김영은) -씽크뱅크

야곰야곰+책벌레 2022. 11. 2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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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시절에 사놓은 수많은 자기 계발서 중에 하나를 꺼내 들어 본다. 그 시절의 자기 계발서의 뻔함도 있지만 책을 계기로 여러 생각을 다시 해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명언집을 보듯 많은 책들의 좋은 글들이 발췌되어 있다. '꿈', 어떻게 보면 소중하고 어떻게 보면 막연한 것에 대한 얘기는 식상하면서도 중요하다. 꿈, 그게 꼭 필요한가?라고 질문할 수 있겠지만, 꿈 그건 꼭 필요하다. 우리가 꿈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뿐이다.

  꿈은 하늘 위에 떠 있는 달과 같다. 닿을 것 같지 않지만 너무 예쁘다. 때로는 보름달처럼 확실히 보일 때도 그믐달처럼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기도 하지만 꿈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꿈을 보며 걸어갈 수 있을까? 맞으면서도 틀렸다.

  우리가 달을 보며 걷는다면 방향을 잡기 어렵다. 어느 쪽으로 걸어도 늘 함께 있는 듯 하니 말이다. 그래서 이정표가 필요하다. 서울로 가고자 한다면 서울 이정표가 나올 때까지 같은 방향을 찾아야 한다. 대구에서 출발한다면, 왜관이나 칠곡, 안동이나 김천, 단양이나 대전을 지나야 한다. 바라에 홀려서 포항으로 가기라도 하면 꿈을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꿈은 막연해도 좋지만 가고자 하는 길은 확실해야 한다. 조금 다른 길로 가도 된다. 방향은 맞아야 한다. (그럼, NASA로 가야 하나..)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은 욕망은 많은 직장들이 가지고 있다. 직장인은 자영업을 꿈꾸고 자영업자는 직장인을 꿈꾼다. 그냥 그런 직업을 꿈꾸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 행복한 사람을 꿈꾼다. 꿈을 꿨다면 이정표를 정해야 한다. 요즘처럼 기술이 좋아서 네이비게이션처럼 수많은 정보가 널려 있다. 잘못 가고 있으면 방향이 틀렸다고 새로운 경로도 알려준다. 좋은 세상이다.

  숨이 턱턱 막히는 직장에서 꿈을 쓸 새가 있을까? 살고 봐야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쓰인 것 같지 않다. 아직까지 '내가 관두던가 해야지'라는 불평을 할 만큼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 내용도 크게 특별할 것 없지만 읽으면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나는 무엇을 위해 퇴사를 하는가? 나와 맞지 않는 조직, 문화, 인간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냥 돈 좀 더 준다고 사표를 던질 것인가? 그냥 복수심에 불타서 사표를 던질 것인가? 여기서 조금은 이성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이 좋은데 더 나은 환경, 새로운 사람들과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거침없이 사표를 던져야 한다. 하지만 막연히 그만두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좋지 못하다.

  우리처럼 연차가 쌓이면 어딜 가나 뻔하다는 것을 안다. 연봉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지 않으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새로운 것에 적응해야 하는 노력의 값어치가 있느냐의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결국 직종을 바꿔야 한다. 직종을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간 쌓아온 커리어만의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와 만난다. 지금의 커리어에 커리어를 더하는 노력과 새로운 커리어로 쌓여가는 커리어를 따라잡을 수 있냐의 질문은 망설임의 원천이다.

  그래서 조용히 조금씩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마치 어린아이가 도화지에 검은색만 칠하고 있듯,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더라도 꾸준히, 그 도화지들을 다 이어 붙이면 진짜 고래만 한 고래 그림이 돼 듯,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절망하지 않아서다. 코스의 길이가 아주 아주 길다면 어떨까? 거북이는 토끼보다 10배에서 20배 정도 오래 산다. 애초부터 토끼가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작사가 김이나도 커리어 전환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두 번째 커리어의 수입이 첫 번째와 가까워지거나 넘어섰을 때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웹소설을 디렉팅 하는 분의 얘기도 직장을 유지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얘기한다. 돈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무시할 수 없다. 돈에 치이게 되면 마음이 급해지고 무리하게 된다. 무리수는 실패로 이어진다. 여기서 헝그리 정신을 운운하지는 말자.

  책을 낸다는 것을 버킷 리스트에 넣어 둔지도 벌써 30년이 다되어 간다. 인생에서 뭔가를 이뤄 깨달은 바가 있어서 알차게 채운 책을 내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글을 적다 보니 생각보다 할 얘기가 많다는 것이 신기하다. 젊었을 때는 책을 집어 들고 글을 적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기술을 배우는 편이 커리어 훨씬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위치가 되니 기술을 익혀 얻는 매리트보다 책을 보는 매리트가 더 커진 것 같다. 

  과장이 되기 전까진 일을 한다는 게 힘들었지만 두근거리고 신나는 것이었다. 과장을 넘어설 때 온 매너리즘은 우연히 마주한 경영자가 그려준 그림이 너무 좋아서 또 열심히 살았다. 지금은..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당황스럽다. 내일이 그려지지 않는 일에는 가슴이 뛰질 않는다. 반면에 십만 부 작가가 되어 작가 사인회를 하는 상상을 해본다. 조금 쑥스럽고 난처하기도 하지만 기분 좋은 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 되었다.

  꿈.. 너무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움직이는 동기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우주는 늘 변한다. 나의 위치도 변한다. 내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정하는 일은 '꿈'이 있다면 생각보다 수월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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