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부릉이가 도착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담당자님께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 보내주신다. 다른 사람들은 시간 맞춰서 이것저것 확인한다고 하던데, 나에게 그런 부지런함은 없다. 1년이나 기다린 차, 심각한 거면 알아서 해주겠지. 싶기도 했다. 내 외장 꼼꼼히 찍어서 보내주셨다. 그리고 담당자님께서 해주시는 서비스를 받으러 갔다.
대부분 작업을 해주셔서 따로 추가로 할 건 없었다. 얼마나 좋은 걸 했는지 따로 따지지도 않았다. 나는 너무 대충대충인가? 그냥 차는 편안하고 잘 굴러가면 된다는 생각이어서 그렇게 민감하지 않은지도 모를 일이다. 썬텐, 유리막, 네비, 하이패스, 휠 코팅 그리고 소소하게 도어 필름 작업까지 해놓으셨다. 따로 얘기 안 했는데.. 어제까지 싱숭생숭한 기분은 또 다른 기분으로 바뀌었는데, 조금은 벅찬 느낌일까. 이 벅차다는 느낌은 약간 중의적이다. 나도 이런 차를 타게 되었구나와 나에게 이런 차가 타도 될까 라는 느낌이랄까. (나는 도서 구매 이외엔 짠돌이..)
장거리가 많은 나에게 비싸도 좋은 거 타라고 얘기해 주던 마나님 덕분에 차를 구매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뭔가 어색하고 꼭 랜터 빌려 나온 차처럼 조심스럽고 그렇다.
아내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매장으로 향했다. 운동을 마치고 같이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지하철 타고 이동했다. 늘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었는데, 30분 남짓 지하철을 타고 또 10분 남짓을 걸었다. 오랜만에 뵌 담당자는 완전 이미지가 달라져서 다른 분인 줄.. 살을 좀 뺏다고 하셨다. 차를 보여주시고 설명해 주시고, FLU랑 NUGU, 헤이 볼보 등을 설정해 주시고 차량을 인도받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렸다. QM5 인도받을 때 사인하고 금방 받았던 것 같은데.. 기능이 많아 그런지 설명 들을게 많았다.
볼보 매장 옆에 스타벅스가 있다고 네비에서 봤는데 도통 눈에 보이질 않아 그대로 집으로 왔다. 집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려 커피를 사서 집에 도착했다. 아직은 어색한 차량이라 운전하며 커피 마실 정신은 없었다. 주차를 하고 문콕이라도 당하랴 주자창 맨 오른쪽에 주차를 했다. 그리고 나의 QM5는 폐차장에서 보낸 견인차가 가져갔다.
분명 물건을 대 뺐다고 생각했는데, 차량에 앉아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하이패스 카드를 옮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제 출발하려는 견인차를 두들겨 세워 하이패스 카드를 뺐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별 탈 없이 모든 것을 이전했다. 한 번도 레커에 들려보지 못한 내 부릉이가 렉카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니 또 마음이 시큰했다. 정말 좋은 녀석이었다. 감사하고 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녀석을 폐차장에 보냈다고 하니 딸내미가 슬퍼한다. (하지만 새 차를 태워주니 이내 또 좋아한다. 자본의 힘은 정말.. )
저녁을 먹고 차를 타고 이동했다. 주말부부라 주말마다 꽤나 장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이 차를 고른 것도 마나님이 좋은 차를 타라고 한 것도 아마 이 때문이었으리라.
우선 구 부릉이가 탈만 했다는 것은 그것만 타고 다녔기 때문이다. 우선 이 새 부릉이는 너무 조용하고 잘 나간다. 디젤이 가솔린으로 바뀌었으니 당연한 것이고, 창문도 이중접합유리라 더 그렇다. 힘이 좋으니 밟는 대로 나가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 때문일까 저속에서 아주 천천히 올리는 컨트롤이 잘 안 된다. QM5는 슈퍼차저였고 얘는 터보라서 그런가. 훅~ 하고는 잘 나가는데 살살 올리는 건 아직 발컨 부족이다.
시승 때 느꼈던 노면 진동은 의외로 안 느껴진다. 시승하러 간 도로가 별로였을까. 그래도 아주 좋은 길에서 정말 조용하지도 않은 것은 타이어 때문일 것 같다. 조금 비싼 사계절 타이어를 낀 QM5는 반듯한 도로에서 정말 조용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엄청 조용해졌다. 스피커도 너무 좋아서 노래 듣는 맛이 난다. QM5도 bose였지만 소음이 심해서 세워두고 듣는 느낌을 주행 시에는 받을 수 없었다.
250km 정도를 이동하며 느낀 점은 차선 유지해주는 주행 시스템 좋다. 근데 밀리다가 앞이 열리면 우우웅~ 하면서 나가는 것은 나의 운전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 나는 늘 천천히 속도를 올리는 편이니까. 그러다 보니 속도 조절이 잦았던 것 같다. 차선은 대부분 잘 유지했지만 주황색으로 여러 겹 줄이 쳐진 안전구역 표시를 지날 때나 차선이 합쳐지는 부분에서는 잘 안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차선 이동할 때 깜빡이 안 넣으면 이 녀석이 반항한다. 내가 졸고 있는 줄 안다. 그 외로 갑자기 차선이 사라지면 핸들이 진동하며 신호를 준다.
긴 주행으로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역시 새 차는 새 차다. 주차장에 세워둔 마음이 콩닥콩닥 거리고, 탈 때 내릴 때 조심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아 그리고 룸미러뿐만 아니라 사이드 미러에도 후방에서 비추는 조명을 줄여주는 기능이 있는데 사실 룸미러에만 있는 줄 알았다. 왜 사이드 미러가 잘 안 보이지 그러면서 푸른빛이 도는 유리를 보며 '아~ 내가 포장 필름 안 떼었군' 하며 주차하고 떼려고 했는데 필름이 없다. ㅎㅎ 이렇게 또 촌티 나는 경험을 해 본다.
앞으로 잘 지내자. 나도 안전 운전할 테니 너도 잘 잘 살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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