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서평) 수상한 초콜릿 가게 (김예은) - 서랍의 날씨

야곰야곰+책벌레 2022. 10. 1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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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은 쇼콜라티에. 주인공 또한 간직해 둔 짝사랑이 있다. '사랑 de 초콜릿'이라는 가게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사랑의 초콜릿이라는 설정은 동화에서 자주 만나는 '~ 상담소' 같은 느낌이 강했다. 마법 같이 사랑에 대한 얘기를 내어주고 또 공감해 준다. 이런 종류를 쓰는 작가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마스다 미리>였다. 이 책은 <짝사랑>이라는 집중된 소재로 글을 읽어 나간다. 초콜릿, 짝사랑 그리고 가게에서 만난 첫사랑 모두 일본 드라마 <실연, 쇼콜라티에>를 생각나게 했다.

  당신의 짝사랑을 상담해 드립니다.라는 이 책은 서랍의 날씨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초콜릿 가게 사장 한주호는 사람과 얘기를 나눌 가게를 만들고 싶어 했고 초콜릿 향이 갇혀 은은히 퍼져 나갈 법한 좁은 골목에 가게를 내었다. 골목에 퍼져 있는 초콜릿 향에 이끌려 가게로 향하는 손님과의 만남은 또 그것 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짝사랑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에 어울리는 초콜릿을 선물하는 가게. 사람들은 마음속 깊은 이야기는 오히려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더 잘하곤 한다. 인터넷의 익명성은 그것을 나타내 주기도 한다. 한 번 만나고 더 이상 만나지 않아도 되는 관계. 게다가 비난받지 않을 것이 확실한 곳이라면 마음의 얘기를 털어놓기 더없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심리를 기반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목차는 모두 초콜릿과 연관되어 있으며, 각각의 짝사랑으로 챕터를 채워낸다. 흔하다면 흔한 사랑 얘기지만 또 그것이 쓰이고 읽히는 것은 사랑이라는 그 주제는 시대를 막론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중에서 짝사랑은 더 많은 공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짝사랑을 하고 가슴에 묻어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즐기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모두의 사랑을 응원하는 가게 주인인 주호의 사랑마저도 아름답게 마무리되어 반전 없는 달달함으로 끝나버렸지만 굳이 씁쓸함을 남기지 않는 것도 책의 개성이라면 개성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짝사랑은 매일을 씁쓸함을 맛보는 사랑일 수도 있으니까. 순도 100%의 카카오를 녹이다 보면 끊임없이 나타나는 쓴맛의 마지막엔 항상 달콤이 등장하니 초콜릿 같은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추운 겨울 한잔의 핫초코를 마시듯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내면 조금은 따뜻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모두에겐 흔한 그런 사랑 이야기라도 한 사람에게는 특별함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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