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서평)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 (문지원) - 김영사

야곰야곰+책벌레 2022. 10. 8. 23:11
반응형

  바로 얼마 전까지 '우 to the 영 to the 우'를 외치며 dab 동작을 하던 것이 유행이었다. 천재 자페 스펙트럼 환자는 우영우의 활약상을 얘기하는 이 드라마는 자폐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너무 미화되었다는 반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자폐는 예비 범죄자로 인식되어 가지는 지금의 상황에서 인식 개선을 위에 나쁜 방향은 아녔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장애인을 인식하는 사회의 태도와 독립해 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이 대본집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일본에서 소뇌척수변성증을 겪은 키토 아야가 수기로 남긴 <1리터의 눈물>은 화제가 되어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때 어머니의 바람은 좋은 남자 친구가 있는 설정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 병 또한 드라마에서 미화된 점이 있었지만 희귀병을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리가 이 드라마에 열광하게 되는 것은 비단 뛰어난 연기와 연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자페 스펙트럼 중에서도 특이 케이스를 가져왔지만 병에 대한 얘기와 변호사들이 볼 때에도 바람직한 판례들은 분명 기초가 탄탄한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싶었다. 

  스토리는 우리가 너무 잘 아는 얘기라 굳이 살필 필요가 있을 정도다. 수제였던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나 천재성을 가진 자페 아이. 그것은 모든 스토리의 시작이었다. 스스로 헤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빠의 인맥으로 특정 위치까지 올려 둔 배경 또한 현실과 크게 괴리는 없었다. SF소설에서 만나게 되는 천재 자폐인들의 한 편이 드라마 속에 들어왔다니 반갑기도 했다. (불론 현실에서 장애를 겪고 있거나 주위에 그런 경우가 있는 힘겨움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겠지만)

  대본집이라 정말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고, 드라마를 정주행 하지 못해 짧은 영상만 본 나에게도 중간중간 이미지가 맞춰져서 즐거웠다. 그리고 1권에서는 두 부분이 너무 좋았다.

만약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결혼식을 한다면, 동시입장을 하겠습니다.
아버지가 배우자에게 절 넘겨주는 게 아니라 제가 어른으로서 결혼하는 거니까요.

이 부분은 너무 좋아서 나중에 딸이 자라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냥 동시 입장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좌절해야 한다면 저 혼자서, 오롯이 좌절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른이잖아요.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최근에는 아이들을 부모가 너무 보호하며 키워서 독립성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지하고 사는 삶을 사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스스로 도전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부모는 그 모습을 지긋이 바라봐줘야 한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말이었다.

  드라마를 미리 봤지만 8화까지 대본을 싣고 있는 1권에서는 아버지의 사랑, 정명석 변호사 같은 멘토, 든든한 친구 동그라미, 봄날의 햇살 같은 최수연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러브라인 이준호의 조화가 좋았다. 질투는 있되 악역은 없었고 판례는 훌륭했고, 로맨스에 치우지지 않아서 좋았다. 우영우라는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