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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 9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 자이언트북스

45억 년 전 지구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구는 우주의 순리대로 존재하고 또한 변화하고 있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며 혹은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들로 인해 환경은 여러 번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많은 생물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였지만 지구의 입장에서는 사사로운 문제일지 모른다. 태어나고 사라지는 생명체는 이런 순리를 따른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공룡이 사라지고 포유류가 출현하고도 한참의 시간이 지난 450만 년에서야 인간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형태로 처음 등장했다. 사피엔스가 된 후, 농경을 위해 정착한 이후, 더 이상의 진화는 이루지 못한 것 같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문명을 만들었고 과학과 함께 지구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거대한 생태계에서 어느새 인간은 우세..

(서평) 씨앗을 뿌리는사람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 - 비채

씨앗, 우화 그리고 SF. 그것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미래 그리고 희망이다. 희망을 바라기 때문에 현실은 절망적일 것이다. 그런 생각 속에 첫 장을 넘겼다. 너무나 익숙하지만 절망적인 모습들이 펼쳐져 있었다. 이 책의 장르를 SF로 구분할 수 있을까? 수년 후에 이 책은 일반 소설이 되어 있을 것이고 수 십 년이 지난 뒤에는 고전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고작 2 ~ 5 년 후로 설정한 시대의 모습은 지금보다 그저 더 암울해져 있을 뿐이었다. 자신의 터전에서 더 살 수 없음을 자각한 주인공이 자신의 터전을 잃고 방황하며 사람들과 유대를 형성하고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곳까지의 여정을 담은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일반 소설의 장르에 넣을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 엘리

을 읽고 나서 나는 테드 창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겼다. 다른 sf소설과는 결이 많이 다른 면이 있었고 굉장히 어렵게 적는다는 느낌도 있었다.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브라운 대학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해서 그럴까?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전작인 이 책을 더 많이 추천했다. 사람들의 말과 같이 이 책은 테드 창이라는 작가의 진가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테드 창의 글은 기본적으로 어렵다. 문장이 어렵게 꼬여 있는 것이 아닌 내용 그 자체가 어렵다. 굉장히 심오하면서도 전문적이다. 때로는 철학적이다. 어느 글은 수학적인 지식을 어느 글은 언어학적 지식을 그리고 또 어느 글은 신학적 지식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집요하도록 깊게 파고든다. 그 안에서 철학적인 얘기를 한다. 그의 SF는 지금에 집중되..

(서평) 미래로부터의 탈출 (고바야시 야스시) - 검은숲

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고바야시 야스시의 유작인 이 책은 인공지능으로 뒤덮인 지구에서 관리되며 살아가는 인류의 삶과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적고 있다. 그리고 인류와 인공지능의 사이의 공존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하고 있다. 로봇에게 속박을 건 인류가 되려 로봇에게 속박당하며 살아가는 모순 속에서 로봇과 인류의 공존에 대해 얘기하는 이 책은 시공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어느 노양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약 100세에 가까운 사람들로 이뤄진 시설에서 사람들은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주인공 시부로는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에 대해서 의심을 하지만 다들 치매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들이라 그럴 수 있을까라며 수긍하는 듯했다. 하지만 서랍 속 자신의 일기에 적힌..

(서평) 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 푸른숲

자폐인 아들을 20여 년 키워오며 그들의 네트워크와 끊임없이 소통하던 작가가 정상과 비정상의 정의에 관해서 적어나가는 근미래 SF소설이면서 철학서다. 나는 무엇인가? 정상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10년 만에 다시 발매된 이 책은 푸른 숲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띠지에 박혀 있는 작가의 서평 문이 책을 조금 오해하게 만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책을 덮고 눈에 띈 띄지의 글을 보고 느껴졌다. 이 책은 장애를 비정상으로 보지도 않으며 치료할 대상이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소설도 무척 좋아하지만 이 작품은 작가의 작품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작품 느낌이었다. 에 이어 소수자의 가치에 대해 논하는 이 책은 읽는 내내 감동과 흥미를 나에게 주었..

(서평) 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 푸른숲

보통의 잔류 인구라면 지구가 멸망하여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의 잔류 인구는 단 한 명의 노인을 얘기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인물로 설정된 는 인생을 달관한 태도, 죽음 앞에서도 무덤덤할 수 있었다. 우주 속에 존재하는 어느 별에서 외계인을 만난다면 누가 그들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이해를 하는 것보다 이해를 받는 것이 먼저라는 설정이 돋보이는 이 책은 푸른숲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미래의 어느 쯤이 될지 모를 시대에 인간은 행성을 하나의 공장으로 보는 것 같다. 이주민을 싣고 떠나 개척 하여 물건을 생산해 내는 컴퍼니는 신의 자리를 넘보고 있는 것일까? 처음 내려앉은 땅.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터전을 일구기를 40년 는 그렇게 콜로..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 자이언트북스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캠페인은 내가 꼬맹이였을 때부터 들어온 말이다. 환경오염에 대한 글짓기나 그림 그리기는 단골 숙제이기도 했다. 남극의 오존층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지도 30여 년이 다되어 간다. 이제 미디어에서는 연일 탄소 중립에 관한 뉴스가 나오며 지속가능 경영(ESG)이 기업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인류는 과연 성장을 멈추고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미 사회는 브레이크를 잡을 수 없을 만큼 가속되어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김초엽 작가의 은 환경오염을 결국 막아내지 못한 인류 사회를 그리고 있다. 작가는 인류가 직면한 재앙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식물의 위대함을 얘기한다. 그러면서도 생존을 위해서 동족에게 총을 쏘고 내성이 있는 인간을 생체 ..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 자이언트북스

이후 참 오랜만에 만난 김초엽 작가의 신간이다. 밀리의 서재에서 디지털로 선 공개된 듯한데 밀리의 서재를 보지 않는 나에게는 이번 종이 책은 기다리고 기다린 책 중에 하나이다. 은 김초엽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라는 알 것 같은 제목에 약간 김이 새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김초엽만의 문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다. 지구는 어느 그린 테크 기업의 잘못으로 온 세상이 로 덮여버리고 세계는 라는 것을 만들어서 이기적인 삶을 연장해 간다. 살기 위해서 로 달려드는 인간을 죽이고 에 내성이 있는 인간들에 대해서 생체실험을 서슴지 않는다. 죽음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쉽게 명분을 만들고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게다가 가 해결되어 원래가 지구가 되었을 때에..

천 개의 파랑 (천선란) - 허블

은 한국 과학 문학상 장편 부분 대상을 차지한 소설이다. 꽤 괜찮은 후기들이 많이 보여서 나쁘지 않은 책이구나라는 느낌은 있었지만 표지의 물방 모양이 왠지 알 것 같은 소설이라서 계속 뒤로 미뤄뒀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물방울 속 하늘과 구름이 보였다. 사람의 인지 능력이 참 이기적이구나 싶었다. 김초엽 작가 이후로 한국에서 출간되는 SF소설들에게는 인문학적인 부분이 많아진 것 같다. 스타워즈 같은 SF가 아니라 Science Humanism 느낌이랄까. 스케일과 재미적인 요소보다 인간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아졌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이 붉은색이라면 천선란의 은 역시 파란색이다. 그것도 파스텔 톤의 파란색이다. 사람과 자연이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로봇을 통해서 풀어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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