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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182

(서평) 광개토태왕 담덕 9: 5국 전쟁 (엄광용) - 새움

담덕 9권이 정말 오랜만에 출간되었다. 10권 완결로 알고 있는데 이제 그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고조선의 신수가 한반도 그 자체를 뜻함을 알아채고 백제와 신라를 도모하기 위해 수도를 국내성에서 평양으로 옮겨야겠다는 다짐으로 후반부에 등장한다. 장수왕이 천거를 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광개토태왕의 의지를 이었던 것인가 싶기도 했다. 소설이지만 역사적 근거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광개토태왕의 9번째 이야기는 새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국가를 통치하는 데는 내치와 외치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너무 안으로만 돌면 나라가 발전하지 못하고 너무 밖으로만 돌면 적이 많아져 결국 소모전에서 패하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내정을 튼실히 하고 군대를 늘려 가는 것은 중요한 덕목이다.   나..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 우리학교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고들었던 첫 번째 이야기. 어떤 우연한 결과로 인해 여론이 파동을 치고 인간 본연의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은 시대를 가감 없이 표현했다. 개인적인 질문 없이 군중논리에 휩쓸리기도 하고 약해진 강자를 공격하는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독자에게는 주인공이 실제 살인자가 아니라는 정답만 알려준 채 이야기는 마무리되어 버린다.   첫 번째 이야기로 작가는 할 수 있을 만큼 했다고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달려든다면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거란 걸 알았다. 2권을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근데 2권이 나왔다. 도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2권을 냈을까? 단순히 판매 부수를 노려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않으면 다..

(서평) 그 순간의 너를 나는 영원히 잊지 않아 (후유노 요조라) - 토마토출판사

일본 로맨스의 클리셰라고 하기엔 이야기의 전개가  와 거의 동일했다. 작가는 '스미노 요루' 작가의 찐 팬이거나 를 감동적으로 읽었거나 했을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이 형식이 일본 로맨스의 하나의 틀이라고 해야겠다. 클리셰 위에 스토리를 올리는 일은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는 꽤 잘 해낸 듯하다.  진짜 웃음. 혹은 행복을 주고 싶은 소년의 간절함이 담겨 있는 이 작품은 토마토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클리셰를 쓴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너무 뻔한 스토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반대로 독자가 기대하는 그 장면을 맛깔나게 보여준다면 독자는 환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여주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을 들려주는 것. 뻔한 걸 뻔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클..

(서평) 그들은 바다에서 왔다 (국지호) - 네오픽션

세 가지 이야기가 한 곳의 방파제를 공유하며 묘한 동질감을 가지게 해 준다. 제목을 보고 흡사 인어에 관한 얘길까. 아름다운 얘길까, 판타지일까라는 고민을 해봤지만 미스터리 쪽일 거라고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바다는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을까? 아니면 방파제에 부딪혀 부서져도 다시 바다가 되어 괜찮을까?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을까?  상실과 괴롭힘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출판사는 그것을 '부서지는 그것'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그것은 어떤 얘기를 들려줄까. 이 책은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책은 소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보호받지 못한 삶.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근근이 살아가는 아이. 학교에서 따돌림의 대상이 되어버린 아이. 친구들도 선생도 동네 어른도 그렇게 달가워하..

(서평) 내 남편 (모드 방튀라) - 열린책들

책 제목이 귀여웠다. 그리고 막장이 아니길 바랐다. 그냥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였으면 했다. 하지만 덤덤하게 쓰면 상을 주질 않는 건지.. 내용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이런 장면은 별스러운 장면은 아니지만 남자든 여자든 선을 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차리라 파국으로 끝났으면 더 후련했을지도.  끊임없이 남자의 사랑을 확인하고 했던 여자의 심리를 담은 이 책은 열린책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시작은 정말 아름답다. 조금은 예전의 모습이겠지만 "단란한 가정" 그 단어가 딱 어울리는 가족이랄까. 아름답고 세심한 아내와 건실한 남편 반듯한 두 아이까지. 그대로 아름답게 쭉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잔잔한 것도 좋아하니까. 하..

(서평) 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 (코가라시 와온) - 흐름출판

일본 로맨스의 정석이라고 해야겠다. 몸이 아픈 여자와 마음이 아픈 남자의 대립. 여자는 아프다 하지만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다. 그에 반해 남자는 어딘가 삐뚤어져 있다. 여자는 남자의 삐뚤어짐을 바로 잡아주고 남자는 그런 강인함 뒤의 불안한 상태를 마주하게 된다. 남자에게 여자의 모습이 스며들고 여자는 그렇게 사라진다. 작품은 이런 구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클리세 위에 글이 지겹지 않다면 그 이야기는 대단함 힘을 가진다. 이 책은 대체로 그렇다.  허무주의자 17세 소년의 로맨스 어떤 여주인공이 그 속에 사랑이라는 싹을 틔어줄까? 이 책은 흐름출판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소노 마키나. 그녀는 특이한 병을 앓고 있다. 일본의 로맨스들은 검색해야 알 수 있는 희귀병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서평) 나는 나쁜 딸입니다 (파스칼린 놀로) - 라임

파스텔 톤의 예쁜 소녀가 그려진 커버. 제목에서 풍기는 부정문은 되려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줄 것 같았다. 하지만 제목은 그 자체로 비명이었고 자책의 목소리가 되어 있었다. 우리 사회의 가정 폭력은 가정 안에서만 썩어가고 밖으로 풍경은 책의 커버처럼 밝은 색일까?   가정과 사회. 어디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 아니 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라임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 도덕적 실험을 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고 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 예전으로 돌아가면 대문조차 잠그지 않고 살던 때도 있었다. 우리 사회도 점점 더 삭막해져 가고 있다.  거리에서 강도를 만났을 때, 절도범을 만났을 때,"강도야", "도둑이야"라고 해서는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스콧 피츠제럴드) - 올리버

갑자기 가 읽고 싶었다. 집에 분명 그래픽 노블이 있었는데 수많은 책들 어디쯤에 있을 텐데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참에 원문을 읽자는 생각에 구매를 했다. 책은 생각보다 두꺼워서 "이렇게 긴 이야기였든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목차를 펴보는 순간 이 책은 단편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피츠제럴드라는 사람이 작가라는 것도 알았다(사실 작가 이름 잘 외우지 않는 편이다).  나는 벤자민 버튼만 필요했지만 어쩔 수 없이 다 읽게 되었다. 일단 소감은 매우 피곤하다 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장은 매끈하고 풍성한 느낌이 드는데 이상할 정도로 스토리가 머리에 잡히질 않는다. 원래부터 단편을 어려워하는 성격이지만 완벽하게 기억나질 않는다. 게다가 등장하는 인물 이름도 비슷하다 보니 이어지는 ..

B의 세상 (최상희) - 문학동네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들추어내는 것이 명백한 데 대부분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들을 읽으라고 사준 것 같은데 눈에 들어 내가 읽어보니 아이들이 메시지를 잡아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이 책은 적어도 고등학생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표현과 풀어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어렴풋이라도 느끼고 있는 것이어야 공감할 수 있을 테고 그것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단계에서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분류가 청소년 소설로 되어 있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책에서 B는 '약자'를 함축하고 있다.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아이가 B가 될 테고 아이들과 아이들 사이에는..

(서평) 법정유희 (이가라시 리쓰토) - 리드비

"의뢰인!" 내가 좋아하던 '역전재판'은 늘 변호사의 단호한 말로 시작한다. 피고인은 늘 불리한 입장에서 기소를 당해 법정에 선다. 변호사는 단서를 찾아 검사의 논리를 부셔야 한다. 현실은 법을 어긴 사람을 법망에서 탈출시키는 법꾸라지가 넘쳐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정의로운 법률가들을 상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또 하나의 즐거운 법정 미스터리다. 현직 변호사인 작가의 해박한 법정 지식과 긴장감의 강약 조절로 마지막까지 즐거웠던 이 소설은 리드비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무죄인지 유죄인지는 판사가 결정하지만, 원죄인지 아닌지는 신밖에 모릅니다' 이 스토리의 기저에 깔려 있는 '무고'는 법 집행의 가장 아픈 부분이다.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지 못해 결국 죄인이 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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