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톤의 예쁜 소녀가 그려진 커버. 제목에서 풍기는 부정문은 되려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줄 것 같았다. 하지만 제목은 그 자체로 비명이었고 자책의 목소리가 되어 있었다. 우리 사회의 가정 폭력은 가정 안에서만 썩어가고 밖으로 풍경은 책의 커버처럼 밝은 색일까?
가정과 사회. 어디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 아니 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라임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 도덕적 실험을 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고 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 예전으로 돌아가면 대문조차 잠그지 않고 살던 때도 있었다. 우리 사회도 점점 더 삭막해져 가고 있다.
거리에서 강도를 만났을 때, 절도범을 만났을 때,
"강도야", "도둑이야"
라고 해서는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다들 문을 잠그기 바쁘다. 그중에는 경찰에 신고해 줄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럼 뭐라고 해야 할까?
"불이야"
라고 해야 한단다. 그러면 너도나도 문을 열고 나와 본다고 한다. 혹시 우리 건물이 아닐까 싶어서. 나도 막상 닥치면 다르지 않을 것 같다(신고 정도는 하겠지만). 이럴 정도인데 남의 가정사에 대해 그렇게까지 신경 쓸 사람이 있을까. 한 가정의 불행에 대해 그렇게까지 신경 쓸 수 있을까. 괜한 죄책감보다는 모르고 있는 게 낫다고 여기게 된 게 아닐까.
아빠의 폭력. 벗어나지 못한느 엄마. 방관하는 외할머니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지켜야 하는 아이들. 그런 이야기를 이 책은 담고 있다. 여전히 사회 어딘가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일. 무감각해지지 않기 위한 하나의 외침인지도 모르겠다.
개인과 개인의 무관심 속에 사회적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인 것이 반복되면 더는 개인적인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폭력은 학습되니까. 폭력이 자라기 전에 잘 다스려 주는 것과 사회의 의무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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