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들추어내는 것이 명백한 데 대부분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들을 읽으라고 사준 것 같은데 눈에 들어 내가 읽어보니 아이들이 메시지를 잡아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이 책은 적어도 고등학생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표현과 풀어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어렴풋이라도 느끼고 있는 것이어야 공감할 수 있을 테고 그것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단계에서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분류가 청소년 소설로 되어 있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책에서 B는 '약자'를 함축하고 있다.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아이가 B가 될 테고 아이들과 아이들 사이에는 존재감이 약한 아이가 B가 될 것이다. 사회적 약자가 겪을 여러 형태의 아픔을 작가는 잘 풀어썼다고 할 수 있다. 은유적이면서도 곧바로 알아챌 수 있다.
아이들 책이라고 느끼며 책을 넘기며 점차 집중을 하게 되었다. 등장인물이 아이들인 것이지 그렇게 가볍게 읽어야 할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느꼈기 때문이다.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첫 작품 <고스트 투어>는 반전을 보이며 기쁨을 슬픔으로 바꿔 버린다. 그리고 생각하게 만든다. 아프기 전에 행복하라는 말 같이 들렸다.
교실에서 존재감 없이 앉아 있는 유나의 이야기라든지 B의 아픔을 들추면 다수에게 손해가 발생할 때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B의 세상> 또한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한다. 일류만을 지향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화성의 소년>과 다문화 가정의 문제를 고발하는 <새> 그리고 그리운 이를 생각하는 <Lost Lake>까지 하나 같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얘기였다.
상처는 아물려면 들추어야 하지만 들추면 아프다. 그것이 사회적 공감이 있어야 하지만 자신에게 피해가 입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 또한 특별한 경우에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상처인 사람들이 묵묵히 견뎌 내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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