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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14

(서평) 그 순간의 너를 나는 영원히 잊지 않아 (후유노 요조라) - 토마토출판사

일본 로맨스의 클리셰라고 하기엔 이야기의 전개가  와 거의 동일했다. 작가는 '스미노 요루' 작가의 찐 팬이거나 를 감동적으로 읽었거나 했을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이 형식이 일본 로맨스의 하나의 틀이라고 해야겠다. 클리셰 위에 스토리를 올리는 일은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는 꽤 잘 해낸 듯하다.  진짜 웃음. 혹은 행복을 주고 싶은 소년의 간절함이 담겨 있는 이 작품은 토마토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클리셰를 쓴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너무 뻔한 스토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반대로 독자가 기대하는 그 장면을 맛깔나게 보여준다면 독자는 환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여주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을 들려주는 것. 뻔한 걸 뻔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클..

(서평) 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 (코가라시 와온) - 흐름출판

일본 로맨스의 정석이라고 해야겠다. 몸이 아픈 여자와 마음이 아픈 남자의 대립. 여자는 아프다 하지만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다. 그에 반해 남자는 어딘가 삐뚤어져 있다. 여자는 남자의 삐뚤어짐을 바로 잡아주고 남자는 그런 강인함 뒤의 불안한 상태를 마주하게 된다. 남자에게 여자의 모습이 스며들고 여자는 그렇게 사라진다. 작품은 이런 구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클리세 위에 글이 지겹지 않다면 그 이야기는 대단함 힘을 가진다. 이 책은 대체로 그렇다.  허무주의자 17세 소년의 로맨스 어떤 여주인공이 그 속에 사랑이라는 싹을 틔어줄까? 이 책은 흐름출판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소노 마키나. 그녀는 특이한 병을 앓고 있다. 일본의 로맨스들은 검색해야 알 수 있는 희귀병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기획회의(2023년 579호)(격주간)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579호에서는 여전히 건재한 슬램덩크와 건담의 이야기와 웹소설로 다시금 떠오르고 있는 장르문학에 대해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나의 젊은 시대를 함께 한 슬램덩크와 건담의 이야기가 나와 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무렵과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갑자기 이제 와서 슬램덩크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슬램덩크가 그동안 지속적인 콘텐츠를 내보인 것도 아니다. 갑자기 등장한 한 편의 영화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너무 성의 없는 대답인 것 같다. 슬램덩크는 당시 연고전이라는 농구의 황금기라는 대세의 물결을 탔다. '마지막 승부'라는 드라마는 손지창, 장동건, 심은하라는 하이틴 스타를 배출했다. 슬램덩크가 시대의 흐름을 탔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

꿈길로 그대 오면 (메리 조 푸트니) - 현대문화센타

오랜만에 읽는 장르 소설. 그중에 서로 로맨스. 장르 소설의 최고의 장점은 역시 페이지 터너다. 흥미에 흥미를 더하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 아픔이 있는 멋진 남자를 아름답고 강인한 여자가 치유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작품은 10년 전에 발매되어 최근의 스타일과는 다른 면이 있지만 역시 나는 이쪽이 더 즐겁게 읽히는 것 같다. 카피스탄이라는 지구의 외딴 국가 중 하나인 곳의 왕으로 소개되는 페레그린은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구해준 많은 인연들의 도움으로 영국 사교계에 정착하기 시작한다. 손과 얼굴이 유독 어두워 동양의 야민족의 왕으로 그대로 인식되었지만 사실 그에게는 사연이 많다. 오랜 생사의 고비를 넘으며 익힌 그의 경험에 기반한 본능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서평) 마음을 치료하는 당신의 물망초 식당 (청예) - 팩토리나인

마음을 치유하는 상점을 소재로 다룬 소설은 많다. 얼마 전에 읽은 을 소재로 한 작품이나 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음식을 소재로 한 작품 중에 나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작품은 이다. 소설은 아니지만 테크닉과 품평의 깊이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스토리를 모두 품고 있는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 생각나 작품이 비교되어 버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책은 그것과 결이 조금 달랐기 때문에 괜찮지 않았나 싶다. 음식으로 사람을 치유하며 성장하는 요리사의 면모를 보여주는 이 책은 책나누미님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꽤 유명한 음식점 은 순수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키친이다. 그곳의 후계자 수업을 받는 문망초는 어머니로부터 미션을 받게 된다. 7명의 편식을 해결하라는 것..

(서평) 수상한 초콜릿 가게 (김예은) - 서랍의 날씨

주인공은 쇼콜라티에. 주인공 또한 간직해 둔 짝사랑이 있다. '사랑 de 초콜릿'이라는 가게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사랑의 초콜릿이라는 설정은 동화에서 자주 만나는 '~ 상담소' 같은 느낌이 강했다. 마법 같이 사랑에 대한 얘기를 내어주고 또 공감해 준다. 이런 종류를 쓰는 작가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였다. 이 책은 이라는 집중된 소재로 글을 읽어 나간다. 초콜릿, 짝사랑 그리고 가게에서 만난 첫사랑 모두 일본 드라마 를 생각나게 했다. 당신의 짝사랑을 상담해 드립니다.라는 이 책은 서랍의 날씨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초콜릿 가게 사장 한주호는 사람과 얘기를 나눌 가게를 만들고 싶어 했고 초콜릿 향이 갇혀 은은히 퍼져 나갈 법한 좁은 골목에 가게를 내었다. 골목에 퍼져 있는..

(서평)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사카모토 유지, 구로즈미 히카루) - 아웃사이트

2021년 1월 의 칼날의 흥행을 누르고 1위에 올라선 이 영화는 일본 로맨스다움을 그대로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유독 강세를 보이는 일본 영화계에서 히트를 치기란 쉽지 않다. 이 영화는 6주 동안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작품은 영화를 바탕으로 소설화했다. 사실 영화를 소설화하면 스토리가 빈약해져 소설 특유의 섬세함을 느낄 수 없는데 영화를 보질 못한 상황이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비어있는 여백이 의미 있을 만큼 좋았다. 일과 삶이라는 인생의 높은 허들을 체감하며 둘만의 사랑이 말라감을 표현한 이 작품은 아웃사이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무기와 키누는 막차를 타며 생활하던 대학생이었다. 같은 작가, 같은 공연을 좋아하고 똑같은 흰색 컨버스화를 신고 다닐 만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스캔들러스 (문은숙) - 동아 & 발해

여성향 로맨스 웹소설을 읽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최근에 보았던 여성향 로맨스의 정석을 본듯한 기분이다. 전의 남자와 헤어지는 설정이 있어야 하지만 여성의 잘못이 아니여야 한다. 적어도 주인공에게 불쾌한 감정을 느낄 만큼의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점과 완벽한 남성상의 설정과 함께 여성에게 무심해한다. 가질 것 다 가진 철벽남 정도 될까. 그리고 수동적이지 않은 여성상과 매력. 외모로 반해서는 안 되는 설정. 여성향 로맨스의 법칙은 이렇게 녹여내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흥미로 독자를 끌고 가는 책이기 때문에 읽음에도 막힘없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뭔가 알 것 같은데 계속 읽게 되는 기분은 흡사 무협지를 읽는 느낌과도 비슷했다. 남자들이 무협지를 읽는 기분이 여자들이 이런 로맨스를 읽는 ..

今会,いにゆきます(지금 만나러 갑니다)(市川拓司)- 小學館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를 나는 사실 드라마로 가장 먼저 만났다. 영화를 보았지만 배역을 맡은 사람과 이야기는 드라마 쪽이 좋았다. 영화 쪽 남자 주인공은 일본 역사 사극에서의 무사 이미지가 강해서 몰입이 어려웠다. 책도 구매했고, 욕심에 원서까지 구매를 했다. 벌써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얘기다. 공황 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 타쿠미와 그를 사랑하는 아내 미오. 누가 봐도 귀여울 수밖에 없는 유우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린 그들에게 행복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유우지를 낳고 얼마 있지 않아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세상을 떠나기 전 미오는 타쿠미에게 자신은 '아카이브' 별로 떠나고 둘이 잘 지내는지 비가 오는 계절에 만나러 올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타쿠미는 유우지에..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 시공사

갑자기 닥친 한파처럼 얼어버린 마음도 봄날의 햇볕으로 서서히 녹아내리듯 인간의 마음도 사랑으로 녹아내리듯 하는 작품이다. 계절은 줄곧 겨울에 갇혀있지만 이야기는 봄 같은 따사로움이 있다. 날씨가 좋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의 마음속에 훈훈함이 생긴다면 혹은 기분 좋음이 함께 한다면 눈이 오던 비가 오던 그날은 좋은 날이지 않을까? 햇살이 쏟아지는 맑은 날만이 꼭 좋은 날은 아닐 거다. 내 마음과 꼭 맞는 날씨를 만났을 때의 기분 좋음이 있는 소설이다. 특히 겨울이 지난 지 얼마 안 된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볕을 맞는 듯한 따사로움이 있다. 격정적인 사랑을 다룬 소설도 좋지만, 은은하게 스며드는 이런 소설은 내 취향에 잘 맞는 듯하다. 이 작품은 이치카와 다쿠지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소설과 같은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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