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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이시구로 5

가즈오 이시구로 (Kazuo Ishiguro)

가즈오 이시구로는 1954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영국국립해양학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아버지를 따라서 가족 모두 영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가즈오 이시구로가 6세가 되던 해이다. 영국 켄트 대학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하였고 1983년 29세에 영국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일생의 대부분을 영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일본 문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고 본인도 일본 문학은 잘 아는 편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집안에서는 여전히 일본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일본인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는데 이러한 점은 작가로서 좋았다고 그는 밝혔다. 그의 작품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 많으며 과거를 배경으로 한 것이 두드러진다. 조금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 많기 때문에 극적인 해피엔딩..

정보수집/인물 2021.11.30

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이 책을 다 읽고 역자의 후기를 읽고 나서야 '아, 이 책은 소설집이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5편의 단편 소설들은 미묘하게 이어지면서도 이어지지 않았다. 어떠한 동요도 일어나지 않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글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흘러가는 대로 적어내는 작가의 글은 기승전결이 무색한 무색무취의 문장들의 집합이다. 짧은 글에서 무언가를 느껴내려면 더없이 집중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책은 많이 싱거웠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장편들은 미묘한 파동이 그나마 길게 이어져 있어서 알아챌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단편들은 그런 부분이 많이 어려웠다. 다른 작가들의 소설을 초장이나 와사비 장에 찍어먹는 회라고 하면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은 회만 씹어 단맛을 느껴내야 하는 작품 같다. 그중에서 '녹턴'에 실린 이..

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앞서 읽은 책들과 마찬가지도 이 책 또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로 이야기를 적어 간다. 굉장한 질문을 아주 잔잔한 문체 속에 숨겨두는 작가의 스타일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책은 굉장히 나를 힘들게 했다. 굉장히 우울한 주제이면서도 너무나도 담담하게 적혀있는 글자들이 더 슬프게 했다. 표지는 아주 시원한 새파란 색인데 그곳에는 우울함이 묻어 있다. 클라라와 태양에서처럼 작가는 주인공의 존재들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중간중간 드러내는 '기증'이라는 단어와 '근원자'라는 단어에서 어렴풋이 클론에 대한 얘기임을 알아챌 수 있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비인간적인 현실로 다가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체세포 분열로 특정 장기를 만들어낼 수 없음을 자각한 인류는 장기 이식만을 위한 클론 양성소를 만든다...

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일본인이지만 사실 영국에서 자란 작가가 가장 영국적인 것을 그려낸 책이다. 정통이라는 것에 대한 얽매임은 앞으로 나아감을 주저하게 만들고 끊임없는 자기 합리화를 만들어낸다. 1900년대 초반의 영국의 스티븐스라는 집사를 통해서 여러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변혁하고 있는 세상에서 세상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프로페셔날함만을 지키려고 애를 쓴다는 것은 현재의 우리가 보자면 고지식하고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인들도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쉬이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가치를 자신의 주위 것들로부터 얻으려고 하는 것은 현대인의 고민일지도 모른다.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철학적 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 타고 다니는 ..

클라라와 태양(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귀여운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 책을 펼치면 아름답고 감동적인 동화가 툭하고 튀어나올 것 같았다. 클라라가 로봇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기까지 꽤 많은 페이지가 필요했다. 매장의 티셔츠들이 서로 얘기하고 있나? 아이들은 공룡 무늬 티셔츠를 좋아하니까.. 그리곤 매장 매니저는 여기저기 옮겨다 준다는 글을 읽고는 봉재 인형인가? "태양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니 인형에서 생명을 주는 설정일 수도 있을 거야.."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너무 동화같은 문장들에 나는 감히 클라라가 로봇일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책을 덮을 때까지 클라라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해바라기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것 같았다.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인간을 관찰하고 이해하려 하는 클라라의 행동들은 인간이 잃어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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