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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많이 해서 올해는 작품 하나를 완성해 보겠다는 다짐은 어디갔는지, 점점 더 폭주하고 있는 독서.. 4월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책들이 무거워지고 두꺼워지고 있음에도 25권을 읽었다. 독서라는 것도 관성이 있어서 읽기 시작하면 멈추는 것이 쉽지 않다. 불안감마저 드는 것은 아마 활자 중독 상태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번 달은 조금 더 깊이가 있는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출판사에서 지원 받아서 읽는 책들의 수가 확실이 줄었고 그간 사두고 읽지 못한 책들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앞을도 내돈내산 도서를 읽을 예정이라 읽은 권 수는 무의미하다. 벽돌책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즐겁고 행복한 5월이 되자.
1.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민음사
작품은 수용소의 하루를 그저 평범한 일상처럼 그려내고 있다. 하루를 200페이지 정도에 녹여내니 얼마나 섬세한지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수용소라는 정치적인 환경에서 저마다의 생존법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 약탈의 환경에 놓여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하루가 된다. 어려운 일을 피하거나 조금 더 많은 배식을 위한 업무량을 조절하기 위해 뇌물을 바친다. 배식을 한 그릇 더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평소보다 많은 건더기에 작은 행복을 얻기도 한다. 담배 한 모금 얻어 피우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다.
2. 직업으로서의 정치 / 막스 베버 / 문예출판사
막스 베버보다 더 어려운 역자의 설명을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50년도 더 된 강연 속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그의 강연이 오늘에도 회자되는 것은 이 모델은 여전히 현실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자신이 가진 권력을 가지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임을 오늘에도 느낄 수 있다. 그 권력의 칼날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을 향할지 약한 소시민을 향할지는 정치가의 '윤리'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권력의 칼날에 잘려나갈 많은 것들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 의식을 지며 나아갈 수 있는 '신념'이 있는 정치가와 아무렇지도 않은 '무심하고', '냉정한' 정치가만 있을 뿐이다.
3. 떨림과 울림 / 김상욱 / 동아시아
천체물리학에서 양자역학까지 총망라된 교양도서다. 너무 쉽고 너무 재밌게 쓰여 있다. 과학적 지식이 없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인문학적이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 지식들이 어느샌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어린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고 얘기한 아인슈타인의 말이 생각나는 도서였다. 과학에 흥미가 필요하다면 어떤 책 보다 이 책을 먼저 집어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4. 64 / 요코야마 히데오 / 검은숲
12년 베테랑 기자가 10년을 공들여 만든 경찰 소설이다. 굉장히 공포스럽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안고 책을 읽었지만 잔인한 부분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700페이지나 되지만 읽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일상적인 모습에 지루하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긴장감이 있었다. 하나의 미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천재적인 형사의 모습이 아닌 그 앞에서 나약하기도 하고 집요하기도 한 경찰이라는 조직의 갈등과 고뇌를 서술하고 있다. 미스터리 소설이기 이전에 조직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옳을 듯하다.
5.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더스토리
문명화된 우리는 이미 봄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터에서 봄이 온지도 모른 채 일하고 있는 워크홀릭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문명이 우리를 여름으로 데리고 가면 더위에 힘들지도 모르고 겨울까지 데려가면 추위에 힘들지도 모르겠다. 마지 지구 온난화와 빙하기가 생각나지만, 봄이 가기 전에 일터에서 나와 전 세계적으로 야유회를 한번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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