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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1 더하기 1은 2인가 (존 배로) - 김영사

야곰야곰+책벌레 2022. 2. 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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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부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영화가 TV광고로 송출되기 시작했다. 그 광고 속에서 가장 뇌리에 남는 말은 '수학이 단순하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인생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느낀다면..'이었다. 폰 노이만의 이 말은 이 책을 펴자마자 만날 수 있다.

  수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만나게 되면 어김없이 가장 원초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평생의 마지막의 책을 이것으로 잡은 존 배로의 저서는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수학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는 '수학 철학자'들에게 '1 더하기 1은 어째서 2인가'의 원초적인 질문은 어쩌면 당연한 질문일 수 있다. 진흙을 양손에 들어고 와서는 선생님께 1 더하기 1은 1이라고 얘기한 아인슈타인의 유년 시절의 이야기도 생각난다. 세상에 1 더하기 1은 2이지 않은 경우는 허다하다. 사과 하나와 배 하나가 있다면 이것은 둘인가라는 일상생활의 질문에서부터 파동과 파동이 만나면 사라져 버리는 현상도 있다. 

  수학은 수학자들이 정한 규칙에 따르는 게임이다. 하지만 수학자가 정해 놓은 규칙은 자연이 정해 놓은 규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학으로 세상을 표현할 수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 또한 수학으로 존재를 정의할 수 있다. 그런 수학에서 절대적인 규칙은 '공리'다. 공리는 모순이 없어야 한다. 그것은 모든 수학적 지식의 토대이기 때문에 공리가 흔들리는 순간 수학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다.

  '1 더하기 1'은 19세기 이탈리아의 수학자 '주세페 페아노'가 발표한 '페아노 공리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우리가 당연히 사용하는 것은 수학자들에게는 당연하지 않다. ∞ × 2 = ∞ 라면 2 = 1이 되는 것처럼 많은 허점들이 있다. 이 페아노 공리계는 1931년 쿠르트 궤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의해서 위험해졌지만 1936년 게르하르트 겐첸이 법칙을 추가하여 페아노 공리계의 일관성을 증명해 냈다.

  수학은 우주를 표현하기 때문에 신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자기 일관성을 철저히 지켜야 하고 그것이 바로 수학적 존재의 의미가 된다. 유클리드 수학이에서든 비유클리드 수학에서 이든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 새로운 논리학과 산술 체계가 또 발견될 수도 있다. 파동을 예를 들면 파동에 대한 유일한 수학 이론은 없고, 복잡한 파동 운동의 다른 측면을 다루기 위해 다른 수학을 쓸 수도 있고, 새로운 것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수학은 저마다의 공리 집합에 의해 자기 일관성을 잃으면 안 되는 것이다.

  책은 결국 '수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마무리한다. 수학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에서 꽤 잘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는 우리가 알지 못할 정도로 훨씬 더 복잡할 것이고 수학 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 수학은 발견된 어느 패턴에 대해서만 그 능력을 발휘하고 있을지 모른다. 인간을 최초로 고민하게 만든 '1 더하기 1 은 2'라는 문제처럼 말이다. 이런 패턴에 대한 탐구는 인류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수학적 지식보다는 수학에 대한 흥미 혹은 진지함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집합부터 무한대, 수열 등의 생각보다 어려운 법칙이나 증명들이 나오지만 사실 평범한 우리가 이해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런 것들을 어려워하지 말고 수학자들 고생했네 정도로만 이해해 줄 수 있다면, '수학 철학'이라는 조금은 생경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의 향기 정도는 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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