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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A Time for 클래식 (김흥식) - 그림씨

야곰야곰+책벌레 2022. 2. 1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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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이라고 얘기하면 서양 고전 음악들과 더불어 국악이나 판소리, 민요 또한 모두 클래식으로 불릴 수 있다. 하지만 서양 고전 음악이 가장 대중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보통 클래식 음악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의 관심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 또한 대부분을 서양 고전 음악에 페이지를 할당하고 있지만, 꽤나 근대의 작곡가도 소개하고 우리나라 고전 음악도 함께 소개한다. 

  대중적인 클래식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 같아 조금 더 깊이 들어가 설명하는 이 책은 그림씨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내가 클래식을 제대로 접하게 된 방법은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였다. 조금 괴짜스러운 여성 캐릭터와 과도하게 진지한 남성 캐릭터가 어우러지는 드라마로 열연을 펼친 '우에노 주리'라는 배우와 함께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김명민 씨가 열연한 '베토벤 바이러스'로 인해 클래식을 접하게 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그 외에도 '피아노의 숲', '4월은 너의 거짓말' 같은 많은 작품들을 통해서 자칫 지겨울 수 있는 클래식을 편하게 접할 수 있었다. 이렇게 클래식에 관심이 생기니 자연스레 클래식 음악을 찾아 듣게 되고 최근에는 <또모>라는 유튜브 채널과 좋아하는 연주자의 채널을 구독하여 보는 일도 생겨났다. 나는 '한수진' 바이올린리스트의 음악을 특히 좋아한다.

  그러는 와중에 손에 들어온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대중적인 곡들보다 조금 더 깊이 있는 음악들의 소개가 많았다. 그리고 그 곡과 작곡가에 대한 스토리 그리고 저자의 생각 등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서 클래식 도서였지만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위대한 작곡가로 알고 있던 슈만보다 그의 아내 클라라 슈만이 더 유명했다는 것도 그녀에게 음악을 배우러 온 브람스가 그녀에게 반해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는 점도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9번 교향곡의 저주라는 것을 피하기 위해 트릭을 써보았지만 결국 9번 교향곡을 쓰고 죽은 구스타프 밀러의 이야기도 신선했다. 베토벤, 슈베르트 등도 10번 교향곡을 집필하다 사망했다. 바빌로프가 작자미상으로 헌정한 곡 '아베 마리아'가 다른 사람의 작곡으로 알려져 있다가 겨우 제 주인을 찾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브람스가 1번 교향곡을 만들기 위해 20년을 노력했다는 점이나 라흐마니노프가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만들기 전에 악성 비평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치유되었다는 점은 많은 곳에서 들었지만 다시 한번 읽어도 대단하다고 느꼈다.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편식이 심한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많은 곡들을 소개받은 것 같다. 예술은 뒷 이야기나 작가의 의도를 알고 감상하면 분명 더 이해하기 쉽고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작곡가가 제목을 붙여준 작품들이 인기가 많다. 작곡가 입장에서는 더 풍부한 상상을 할 수 있는 표제가 없고 번호만 붙은 음악은 왜 듣지 않는지 불평을 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대중적인 클래식이 귀에 익어 더 다양한 클래식을 체험하고 싶다면 이 책은 분명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간단한 스토리와 함께 광범위한 음악들을 소개해 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한 클래식뿐만 아니라 한국의 소리, 발레 음악, 오페라 음악 등도 소개한다.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베토벤 소나타 5번 '봄'을 들으며 햇살을 즐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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