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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낀대 패싱 (윤석만, 천하람) - 가디언

야곰야곰+책벌레 2022. 2. 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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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 X세대로 불리는 386과 MZ세대 사이에 끼인 세대를 이 책은 낀대라고 정의한다. 40대에 대부분 포진하고 있는 이 세대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변곡점에 있기 때문에 힘들면서도 소외받기 일쑤다. 회사에서는 옛날 문화에 물든 상사와 정의와 자유를 외치는 지극히 자유주의 사원들과의 전쟁을 하느라 바쁘며, 회사와 가정 모두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면 살아간다. 그럼에도 정치적인 부분에서는 스윙보터가 아니라 많은 정책에서 마저도 소외를 받는다. 

  낀대를 얘기하고 낀대를 분석하는 책인 줄 알았지만 정말 낀대를 패싱 해버리는 이 책은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서평을 받을 때부터 좋지 않은 기운이 있었다. 책 내용에 정치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자가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사람이었다. 불안함이 있었지만 펼칠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람에 대한 예의>를 쓰신 분 또 한 그랬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이 정말 순수하게 사회적으로 접근했으면 했고 좀처럼 발행되지 않는 낀대를 위한 책이기를 바랐다. 철저하게 낀대를 패싱 하고 있는 이 책이 정반대의 생각에 위치하고 있는 나에게 왔다는 것이 애석하다. 나는 읽으면서 힘들었고 책은 나에게 좋지 않은 서평을 받을 거라 애석하다.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가 낀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은 그를 낀대의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얘기하면서도 낀대에 머물지 않고 디지털 세대와 소통하는 훌륭한 정치인으로 묘사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부터 이 책은 정치적 신념이 가득한 책임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시 심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읽었을 때에는 서태지와 아이들로 시작된 문화적인 얘기 그리고 회사와 사회에서 제대로 끼인 우리 세대의 제대로 얘기할 줄 알고 즐겁게 읽어 나갔지만 거기까지 였다.

  책은 대부분의 페이지를 MZ세대와 50-60대 세대의 얘기에 집중한다. 그러니 우리 세대는 그냥 둘 사이에 끼인 세대다. 책에서 마저 존재감이 없으니 읽으면서도 그렇게 기분 좋지 않았다. 그리고 계속되는 정치적 쟁점은 모두 <국민의 힘>의 입장에서만 대변하고 있다. 은근히 낀대를 까는 듯한 발언. 문빠라는 단어를 거침없이 사용하는 점. 모든 자료가 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제안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은 임팩트를 줄 여지가 없어졌다. 그러면서 정치인을 팬클럽처럼 좋아핬던 <노사모>를 비판적 수용 없는 맹목적 지지로 폄하하고 현재의 여당의 지지도 그런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성적인 것으로 치부했다. 소고기 협상 때문에 거리로 나갔던 것이 <광우병>만이 아닌 다른 나라는 하지 않는 것을 무역적 실익도 없이 그저 수용했기 때문이었음을 그저 정치 세력에 선동된 것으로 일반화해버렸다.

  끼인 우리 세대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옛날 경영학자들의 책을 읽고 리더가 되어서 잘하기 위해서 MZ세대에 대해 알아가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MZ세대들이 다하지 못한 일을 하고 상사들로부터 방패막이되어 주려고 애쓴다. 그런 우리의 모습은 어느새 젊은 꼰대가 되어 간다. 뭐.. 우린 모두 꼰대가 되어가는 것이니까. 그런 건 괜찮다. 사실은 꼰대는 본인의 모습이 아니라 상대와의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같은 말을 해도 꼰대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감사하게 받아주는 사람도 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로받고 싶었던 만큼 실망이 큰 책이다. MZ세대의 성향 와 우리 윗 세대의 성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아가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이런 제목의 책에서조차 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레트로가 유행하고 옛날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잠시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 요즘이다. 모두 자신의 시점에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위아래로 끼인 낀세대를 위한 진정한 힐링을 위한 도서가 나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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